부동산
주택구입 부담은 역대 최저인데…
입력 2020-04-01 17:21  | 수정 2020-04-01 18:58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아파트 가격이 대폭 올랐지만 중산층이 매달 내야 하는 주택대출 원리금 상환 부담은 역대 최저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2%대 중반까지 내려 앉고 수도권을 제외한 일부 지방은 집값마저 빠지면서 주택 구입이 되레 쉬워진 것이다.
1일 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전국 주택구입부담지수는 50.5를 기록했다. 이는 2017년 4분기(61.3) 이후 2년 연속 낮아져 2015년 1분기(50.3)를 제외하고 가장 낮다. 주택구입부담지수란 중위소득가구가 중간가격 주택구입시 대출상환부담을 나타내는 지수다. 지수 100은 소득 중 약 25%를 주택담보대출 원리금 상환에 쓴다는 의미다.
주택구입부담지수가 50.5를 기록했다는 것은 매달 소득의 약 12%만 원리금 상환에 쓴다는 의미다. 지난해 4분기 가구 평균 월소득이 464만원(통계청)임을 감안하면, 한 달에 지출되는 주담대 상환비용은 약 55만원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12월 주담대 평균 금리(2.45%·한국은행 통계)를 적용하고, 1억5000만원을 30년 만기로 빌렸을 때 매달 갚아야 하는 원리금 상환액(58만원)과 비슷하다. 이같이 주택구입부담지수가 낮아진 이유는 비수도권 일부 지역은 집값이 되레 빠졌고, 아울러 저금리와 각종 정책으로 인해 대출상환 부담도 줄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감정원 주택 중위매매가격을 2017년 12월과 2019년 12월 비교한 결과, 울산과 동부산권 등에서 2년간 매매가격이 1000만원 이상 줄었다. 지방 8개도의 지난 2년간 주택 중위매매가 상승은 50만원에 불과해 물가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한다.

아울러 2%중후반대 주택담보대출도 원리금 부담을 낮춰준 요인이다. 특히 주택금융공사는 지난해 하반기 1%대 안심전환대출을 20조원을 공급해 더욱 부담을 낮춰줬다.
지난 2년간 가격이 치솟은 서울 역시 최근 1년간 주택구입부담지수가 줄고 있다. 서울 주택구입부담지수는 2018년 4분기 133.3으로 최고점을 찍은 뒤, 점차 떨어져 지난해 4분기엔 126.6을 기록했다. 서울 중산층은 소득의 약 30%를 주담대 대출 원리금을 갚는데 쓴다는 이야기다.
최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75%로 내리며 주택구입 부담이 더 줄어들지도 관심이다. 단순 계산하면 3억원을 30년 만기로 빌린 경우 대출금리가 2.5%에서 2.0%로 낮아지면 한해 갚을 원리금은 약 92만원(1422만원 → 1330만원) 감소한다.
다만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기준금리보단 금융채 금리에 연동되는데, 코로나19 여파로 경기변동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인 금융채로 수요가 몰려 금융채 금리가 오르고 있다는 게 변수다. 금융채 금리가 오르면 주담대 금리도 오를 수 밖에 없어 0.5%포인트 금리 인하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다.
[나현준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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