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주식 사라는 거야 말라는 거야…`북한 대박론` 짐 로저스 "앞으로 2년안에 내 생애 최악장 올 것"
입력 2020-04-01 16:45  | 수정 2020-04-01 16:48
`세계 3대 투자자`로 꼽히는 짐 로저스는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코로나판데믹19 사태와 관련해 "앞으로 2년 안에 내 생애 최악의 베어마켓(bear market·하락장)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트위터]

중국발 코로나바이러스19판데믹(COVID-19 대유행)으로 전세계 사람들이 희생되고 경제가 가라앉는 가운데, '세계 3대 투자자'로 꼽히는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이 앞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은 최악 상황에 접어들 것이라는 비관론을 내 눈길을 끌고 있다. 글로벌 투자사 JP모건도 주식구매 시기 상조론에 가세했다. 앞서 '세계1위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최고 경영자(CEO)와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장이 보여온 입장과 사뭇 다르다. 전례없는 코로나19사태를 맞이해 서로 다른 입장에서 판단한 바를 말하기 때문에 투자자들로서는 각자의 판단에 따를 수 밖에 없다.
1일(현지시간) 로저스 회장은 블룸버그통신 전화 인터뷰에서 "앞으로 2년 안에 내 생애 최악의 베어마켓(bear market·하락장)이 올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며칠간 뉴욕 증시가 폭락장에서 벗어나 어느 정도 반등했지만, 이는 반등일 뿐이지 상승세로 이어지지 못한다는 판단이다. 로저스 회장은 조지 소로스·워런 버핏과 더불어 '세계 3대 투자자'로 꼽혀온 인물이다. 특히 한국에 관심이 많은 대북 투자 대박론자여서 국내에도 잘 알려져있다.
로저스 회장이 이런 말을 한 이유는 기업 부채가 많기 때문이다. 회장은 "경제가 바이러스 여파에서 빨리 회복될 수가 없다"면서 "지금 어마 어마한 기업 부채가 더해지고 있다. 높은 수준의 부채와 매우 낮은 금리 조합은 매우 큰 위험"이라고 설명했다. 중국발 코로나19 탓에 지난 2월 말을 기점으로 미국 등 주요국 증시에서 기업들 주가가 폭락하자 각 국 정부가 긴급히 기준 금리를 대폭 인하하고 정부 채권 등 각종 자산을 사들여 돈을 푸는 식의 경기 부양책이 부실 기업 생명을 연장해 결국은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얘기다.
로저스 회장이 하락장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8년에도 그는 하락장을 점쳐왔다. 투자는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회장은 "나는 미국 달러를 현금으로 많이 보유 중이고 중국·러시아 주식을 보유 중"이라면서 "요즘은 일본 주식 구매를 검토 중이다. 일부 항공·해운사가 파산해 정부가 떠안는 일도 있겠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관광·운송·항공 분야 주식 구매 시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 뉴욕 증시 급등락세. [사진 출처 = CNBC]
한편 휴 짐버 JP모건 글로벌 시장 전략가도 지금 주식을 사는 것은 너무 이르다(It's too early to buy stocks)는 입장을 냈다고 1일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회사에서 1.9조 달러(약 2338조원) 규모 자산을 굴리는 짐버 전략가는 인터뷰에서 "재무부와 연준의 정책 조치가 어느 정도 도움이 되었지만 지금 시장이 결정적인 바닥이라고 믿기에는 상황이 너무나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앞으로 주가가 더 떨어질 수 있다는 말이다. 그는 주식 대신 채권을 언급했다. 짐버 전략가는 "단기 변동성이 큰 장에서 아직 수익률이 높은 채권을 본다면 투자자들로서는 1~2년이 좋은 (채권시장)진입 기회일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1위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CEO(왼쪽)는 지금의 상황은 장기 투자자에게 엄청난 기회를 만들어주고 있는 것"이라고 평했다. `헤지펀드 거물 투자자`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캐피털 회장은 지난 23일 "미국에 25억 달러를 베팅했다"면서 주식을 대거 사들였다고 밝혔다. [사진 출처 = 블룸버그]
최근 주식시장에 대한 전문가 평가는 제각각이다. '글로벌 1위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달 29일 주주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세계 경제는 결국 회복될 것"이라면서 "경기 회복 때는 막대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긍정적인 입장을 보인 바 있다. 핑크 CEO는 편지에서 "금융계에서 44년간 일해왔지만 이런 일(코로나19 팬데믹)은 처음"이라면서 "하지만 이런 상황은 당장 발밑을 보고 있는 단기 투자자보다는 멀리 지평선을 내다보는 장기 투자자에게 엄청난 기회를 만들어주고 있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그는 "코로나19 팬데믹은 2008년 당시처럼 구조적 문제 때문에 발생한 금융위기와는 다르다"면서 2008년 금융위기 때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이 신속하게 대응해 나가고 있다고 평가해 로저스 회장과 반대되는 평가를 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부 장관의 `미국 주식 매수 의견`발언에 이어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지난 달 26일(현지시간) NBC 인터뷰에서 "좋은 반등이 올 수 있다"고 한 바 있다. [사진 출처 = NBC인터뷰 영상 캡처]
앞서 므누신 장관과 파월 의장도 긍정론을 내비친 바 있다. 지난 달 13일 므누신 장관은 CNBC인터뷰에서 코로나19 판데믹 사태에 대해 "지금은 가장 최고의 투자 기회일 것"이라면서 "정부가 할 수 있는 것은 뭐든지 하겠다"면고 한 바 있다. 당시 장관은 투자자들을 향해 "내가 1987년 충격과 2008년 위기로 주가가 떨어졌을 시점에 주식을 산 사람들 쭉 봐왔다. 그 결과는 당신들도 잘 알 것"이라면서 시간이 지난 후 주가가 오히려 더 올랐음을 강조했다. 또 "연말에 반등이 올 것"이라고도 했었다.
이어 같은 달인 3월 26일, 연준 의장도 NBC 인터뷰에서 "좋은 반등이 있을 수도 있다(there can also be a good rebound)"고 언급한 바 있다. 파월 의장은 당시 "우리 경제가 침체일 수도 있지만 우리 경제 기초체력(펀더멘털)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서 "전례없는 일들이 벌어지는 상황이지만 우리는 시장에 발 맞출 수 있다. 연준의 정책 탄약이 바닥날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강조해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그렇다면 투자자들은 어떻게 해야할까. 로저스 회장은 지난 30일 블로그 등을 통해 "우리는 최악의 금융위기를 향해가고 있다"면서도 "투자 조언을 한다면, 당신들이 잘 알고 있는 것에만 투자하라"고 언급했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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