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외교부, 전면 공개한 기밀문서 속 '임수경 방북'은 비공개
입력 2020-03-31 16:23  | 수정 2020-04-07 17:05

오늘(31일) 외교부가 24만여 쪽에 달하는 외교 기밀문서 1577권을 전면 공개했습니다.

이날 공개된 자료들은 30년이 경과한 옛 문서로, 이번 기밀해제 대상 연도인 지난 1989년에 발생한 '임수경 무단 방북 사건'이 빠져 논란이 됐습니다.

'임수경 방북 사건'은 지난 1989년 6월 30일부터 8월 15일까지 한국외대 불어과 학생 임수경씨가 북한을 무단으로 방문한 사건입니다.

앞서 북한은 지난 1989년 2월, 그해 7월로 예정한 평양 세계청년학생축전을 열면서 조선학생위원회 명의로 한국 전대협(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에 초청장을 보낸 바 있습니다.


당시 전대협 제3기 의장을 맡고 있던 임종석 전 청와대 실장이 '평양축전 참가 준비위원회'를 두고 참가를 준비하면서 임수경씨의 평양 방문 건을 추진했습니다.

외교부가 이날 공개한 기밀문서에는 당시 남북 최대 관심사였던 임수경 방북 사건이 통째로 빠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외교부 관계자는 해당 내용 누락과 관련해 "외교문서 공개 심의제도가 여러 단계로 되어 있는데 모든 단계에서 비공개 판정이 나왔다"고 설명했습니다.

비공개 판정이 나온 이유에 대해서는 "알기 어렵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임수경씨의 방북과 관련해 일부 국외 친북 정부 인사들이 당시 한국 외교관들에 "왜 임수경을 구속했느냐"고 압박한 내용을 기록한 문서는 공개됐습니다.

한 전직 외교부 차관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외교부가 임수경 사건과 관련해 다른 나라들이 부당하다고 지적하는 내용은 공개하면서 해당 사건의 본질을 아는데 참고가 될 문서는 공개하지 않은 것은 공정성과 형평성 차원에서 문제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국민에게 편향된 인식을 심어줄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외교부는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마련된 '연례 외교문서공개제도' 시행에 의거, 지난 1994년부터 연례적으로 일부 극비사항을 제외한 기밀문서들을 일반에 공개하고 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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