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코로나19에 닭고기 끝없는 폭락…생계 1㎏ 900원
입력 2020-03-31 15:56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닭고기 가격이 롤러코스터다. 지난해 말 아프리카돼지열병(ASF)으로 1㎏당 1900원까지 치솟았던 생계 가격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900원대까지 떨어졌다.
31일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29일 기준 생계(중) 1㎏당 유통가격은 900원으로 전년 동일(1700원)대비 47% 가량 급락했다. 크기에 상관 없이 이달(1~26일) 전체 생계 평균 유통가격은 1181원으로 전년 동월(1581원)과 평년(1506원)보다 각각 25.3%, 21.5% 떨어졌다.
같은 기간 하림과 마니커 등 계열화사업자와 계약을 맺은 농가가 납품한 위탁 생계 가격도 1㎏당 1362원으로 전년 동월(1456원)대비 6.4% 하락했다.
생계는 도계되기 전 살아있는 생닭을 뜻한다. 생계 가격이 하락한 이유는 이달 초 생계운송업체 파업 영향으로 중단됐던 도계 작업이 정상화되면서 공급량이 늘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코로나19 여파로 개학이 연기되고 외식 소비가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실제 한국농촌경제원구원이 이달 11~15일 소비자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중 코로나19 확산 이후 닭고기 외식 소비 빈도가 줄었다고 대답한 비중은 60.4%에 달했다. 이는 지난달 21~23일 1차 설문조사 결과(48.4%)보다 늘어난 규모다.
닭고기 가격은 지난해 말부터 지속 하락세다. 1100원대를 유지하던 생계(중) 1㎏ 가격은 지난 10월 1890원까지 치솟았다. ASF 여파에 따라 돼지고기 기피 현상이 나타나며 닭고기로 수요가 몰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급량이 늘면서 생계 가격은 11월부터 20~40% 가량 떨어지기 시작했다.
지난달 13일부터 이달까지 업태별 생계 도매가격 추이. [자료 출처 = 축산물품질평가원]
반면 최종 소비자 가격에는 큰 변동이 없다. 이달 전통시장과 대형마트 등에서 판매된 닭고기 소비자 가격은 1㎏당 5195원으로 전년 동월(5371원)과 평년(5457원)대비 각각 3.3%, 5% 하락하는 데 그쳤다. 농업관측본부 연구원은 "생닭을 도계한 이후 소비자에게 전달될 때까지는 운송비와 인건비 등이 발생하기 때문에 산지 가격이 바로 반영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외식 프랜차이즈도 생계 가격 등락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bhc와 BBQ 등 치킨 프랜차이즈의 경우 계열화사업자와 연간 단위로 계약을 맺기 때문이다. 전날 프랜차이즈가 공급받은 육계 평균 가격은 1㎏당 2832원으로 전년 동월평균(2907원)과 동일한 수준이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생계 가격은 900원부터 3000원대까지 등락이 크다"며 "시세보다 계약을 맺은 육계 가격이 비싸지더라도 연중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닭고기 최종 소비자 가격은 점차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소비 회복을 위해 대형마트 등 유통업체들이 할인 행사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전날 대형마트가 사들인 육계(10호) 도매 가격은 ㎏당 2363원으로 이틀 전인 27일(3408원)보다 무려 1045원이나 하락했다. 전년 동월평균(3505원)과 비교해도 1000원 이상 차이가 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매년 4월부터 야외 활동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돼 돼지고기와 닭고기 등 행사를 계획한다"며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야외 활동이 다소 주춤하겠지만 소비 침체에 따른 할인 행사를 실시하는 만큼 닭고기 판매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신미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