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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코로나 직격탄…호텔 구조조정 현실화
입력 2020-03-31 15:38  | 수정 2020-04-01 14:52
[사진출처 = 연합뉴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관광산업 침체로 그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던 호텔관련업체 도산과 매각 등 사업 구조조정이 현실화됐다.
31일 서울회생법원에 따르면 호텔·리조트 운영 전문 법인인 ㈜에이치티씨(HTC)가 지난 26일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1997년 설립된 HTC는 국내외 호텔, 리조트, 레지던스, 연수원 등 약 30여개 사업장 3000여개 객실 운영 실적을 보유한 업체로 연매출은 200억원 수준이다.
HTC는 회생신청 이유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 코로나19 사태까지 관광산업 침체에 따른 경영손실이 극심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사태로 여행 심리가 극도로 위축되고 최근 팬데믹(세계적 유행)으로 번지면서 사실상 관광산업이 '올스탑' 되면서 결국 기업회생 절차를 밟게 된 것으로 보인다.
기업회생절차는 기업의 부채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을 때 법원의 관리 아래 기업의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제도다. 법원은 해당 기업을 존속시킬 때의 회생가치가 청산가치보다 높다고 판단하면 회생계획인가 결정을 내리고 회생절차에 돌입하게 된다. 법원 관계자는 "지난 26일 회생신청서 접수 이후 보전처분 결정을 거쳐 다음달 3일 심문기일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신라호텔출신 김곤중 사장이 창업한 HTC는 로얄 엠포리움호텔(인천), 호텔 아벤트리 종로, 오크밸리(강원도), 신라스테이 동탄, 인천 하버파크 호텔, 중국화산국제호텔 등을 운영했으며 현재 청풍리조트, 삼성전자 영덕연수원, 라마다앙코르 마곡호텔 등을 위탁운영중이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당시에는 강릉미디어촌·평창미디어레지던스 운영 위탁도 맡은 바 있다.
한편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서울 반포의 5성급 호텔인 '쉐라톤 팔래스 강남' 역시 최근 매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HTC의 도산과 호텔 매각 추진으로 업계에서는 그동안 제기돼왔던 국내 호텔업체의 줄도산 사태가 현실화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개화기가 본격화되고 강원·호남 등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국내여행 심리가 회복되고 있지만 해외여행 정상화 전까지는 여행 산업 경영난은 지속 될 것"이라며 "정부 지원정책만으로 버티기에 한계가 있어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도산 사례는 더욱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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