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고무처럼 늘어나는 신개념 리튬이온배터리
입력 2020-03-31 14:01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개발한 신축성 리튬이온배터리. 왼쪽 사진은 늘리기 전 상태이고 오른쪽 사진은 원래 크기 대비 50%를 늘린 모습이다. 배터리를 늘린 후에도 전구의 불빛이 약해지지 않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 제공 = 한국과학기술연구원]

고무처럼 늘어나는 신개념 리튬이온배터리가 개발됐다. 주름상자를 접었다 펴길 반복하며 연주하는 악기인 아코디언의 구조를 그래핀에 구현한 것이다. 특히 배터리의 형태를 반복적으로 늘려도 성능이 떨어지지 않아 다양한 웨어러블·플렉서블 기기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손정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광전하이브리드연구센터 책임연구원 연구진은 아코디언의 구조를 모방해 배터리를 구성하는 전극, 전해질 등 모든 부분이 50% 이상의 높은 신축성을 갖는 고용량 리튬이온배터리를 개발했다고 31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미국화학회(ACS) 나노' 3월 24일자에 게재됐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 배터리는 원래 크기의 1.5배 이상으로 늘릴 수 있다. 그러면서도 에너지 저장 용량은 기존의 늘어나지 않는 배터리와 동일한 수준(㎠당 5.05mAh)으로 나타났다. 특히 배터리를 500번 이상 반복적으로 잡아당겨 늘려도 성능이 그대로 유지됐다.
연구진은 아코디언의 주름상자를 이루는 소재 자체는 신축성이 없지만 물리적인 구조 덕분에 신축성을 갖는다는 점에 착안했다. 그래핀과 탄소나노튜브로 이런 아코디언의 구조를 모방해 마이크로미터(㎛·1㎛는 100만분의 1m) 단위의 벌집 모양 전극 구조체를 제작한 것이다.
손 연구원은 "이번에 개발한 신축성 배터리는 50% 이상의 기계적 변형에도 성능 변화가 없고 장기적인 안정성까지 갖춰 실용화 가능성이 높다"며 "피부 부착형 웨어러블 기기, 플렉서블 스마트폰 등 다양한 모바일 기기를 새롭게 구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송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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