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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일부터 요가까지...MLB 감독들, 뭐하고 지낼까
입력 2020-03-31 08:49 
스닛커 감독도 집에서는 아내에게 잔소리를 듣는 평범한 가장이다. 사진=ⓒAFPBBNews = News1
매경닷컴 MK스포츠(美 알링턴) 김재호 특파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시즌 개막이 연기된 메이저리그, 각 구단 감독들은 어떻게 시간을 보내고 있을까?
'ESPN'은 31일(한국시간) 각 구단 감독들과 인터뷰를 통해 이들의 근황을 전했다. 메이저리그 각 구단들은 구장과 스프링캠프 훈련 시설을 폐쇄한 상태다. 극소수의 선수들을 제외하고 모두 집으로 돌아간 상황. 메이저리그 감독들도 집에서 쉬고 있는 중이다.
대부분의 감독들은 집에서 가장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브라이언 스닛커 감독은 "아들과 낚시도 하고, 산책도 하면서 아내와 요가도 하고 있다"며 근황을 전했다. 3년전 지금 살고 있는 집으로 이사를 했다고 밝힌 그는 "필요없는 짐들을 버리고 옷장 정리를 하는 등 할 일이 많다. 아내가 하는 일을 방해하지 않는 것이 돕는 거 같다 그냥 아내가 하게 놔두고 있다. 아내도 '가서 산책이나 하고 오라'고 말한다"며 평범한 가장의 모습을 보여줬다.
애런 분 뉴욕 양키스 감독도 "아내가 매일 일정을 짜고 있다. 아이들과 함께 숙제를 함께하고 있다. 모두 각자가 할 일을 하며 함께 먹을 식사를 정하고 함께 요리를 하고 있다"며 가정에 충실하고 있다고 전했다.
크레이그 카운셀 밀워키 브루어스 감독도 그동안 소홀했던 가장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들에게 더 많이 야구를 가르쳐주고 있다. 또 다른 아들과는 요리를 하고, 딸과는 요가도 하고 있다. 이전에는 놓쳤던 일들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취미에 열중하는 감독들도 있다. 토리 러벨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감독은 "목공예를 좋아한다. 꼭 고장이 나지 않은 물건들이라도 고치려고 한다. 집안일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물건들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 지라디 필라델피아 필리스 감독은 "매주 5일씩 체육관에 가서 크로스핏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러벨로 감독은 목공예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AFPBBNews = News1
옛 추억에 잠긴 감독들도 있다. 버드 블랙 콜로라도 로키스 감독은 "옛날 경기들을 보다가 조 매든(에인절스 감독)과 문자를 주고받는다. 예를 들어 내가 '1979년 월드시리즈 봤어?'라고 보내면 매든이 '응 보고 있어'라고 답한다. 그러면 우리는 그때 경기를 보며 선수들의 체격 조건, 경기장, 유니폼 등이 지금과 비교해 어떻게 달라졌는지에 대해 얘기를 나눈다"고 설명했다.
테네시주에 있는 개인 소유 목장에 머물고 있는 데이브 마르티네스 워싱턴 내셔널스 감독은 "월드시리즈 7차전을 볼 수 있는 시간이 아주 많다"며 지난해 월드시리즈 우승 순간을 계속해서 돌려보고 있다고 전했다.
선수들을 비롯한 구단 사람들과 연락을 취하는 감독들도 있다. 러벨로는 "한동안 연락하지 않았던 사람들과 연락하고 목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나아진다"고 밝혔다.
케빈 캐시 탬파베이 레이스 감독은 "최대한 많은 사람들과 연락하며 바쁘게 지내려고 하고 있다. 선수, 코치, 구단 직원들과 통화를 하는데 심각한 주제로 얘기를 하기보다 가볍게 안부를 묻고 있다. 이 부분은 지금까지 우리가 우리 삶에서 너무 간과하고 있던 부분이다. 전화 한 통, 메세지 하나가 상대를 웃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루이스 로하스 뉴욕 메츠 감독도 "구단 사람들과 연락을 주고받는다. 단장뿐만 아니라 다른 프런트 직원들, 혹은 주방이나 비디오 분석실에서 일하는 이들과 얘기를 나눈다"며 근황을 전했다.
어떤 식으로든 메이저리그 감독들은 지금의 어지러운 상황와 불확실한 미래를 잊고 현재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스닛커는 "야구에서는 하루에 하나씩은 해야한다. 다소 진부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내일은 절대로 보장된 것이 아니기에 오늘을 살아야한다"며 야구인으로서 삶을 대하는 자세에 대해 말했다.
찰리 몬토요 토론토 블루제이스 감독은 "우리가 어떻게 통제할 수 없는 일이기에 긍정적인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나 자신을 돌아보고 감사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 내가 토론토 감독으로서 얼마나 운좋은 사람인지를 깨닫고 있다"고 전했다. greatnemo@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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