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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양현종 오늘은 윌슨…2주의 봄 방학, 모터는 ‘공부 중’
입력 2020-03-31 05:10  | 수정 2020-03-31 07:44
테일러 모터는 27일부터 집에서 KBO리그 공부를 하고 있다. 9개 구단의 주축 투수에 대한 정보를 습득하는 게 첫 번째 숙제다. 사진=김재현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고척) 이상철 기자
26일 입국한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의 새 외국인 타자 테일러 모터(31)는 뜻하지 않은 ‘봄 방학을 보내고 있다. 딱 2주간 어디도 가지 못하고 집에만 있어야 한다. 노는 건 아니다. 엄연히 ‘숙제가 있다. 새 학기 성적을 위한 ‘선행 학습이다.
키움은 10일 대만에서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귀국했다. 외국인 선수 삼총사는 없었다. 모터는 제이크 브리검, 에릭 요키시와 미국으로 돌아갔다.
당시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가 커지면서 안전한 미국에서 운동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외국인 선수도 가족과 지내기를 희망했다.
미국 생활은 오래가지 않았다. 코로나19가 유럽에 이어 미주 지역으로 빠르게 확산하면서 상황이 급반전했다. 모터, 브리검, 요키시는 구단과 협의 후 입국 날짜를 26일로 앞당겼다.
그렇지만 모터는 새 홈구장인 고척스카이돔을 방문하지도 못했다. 역유입 사례가 급증하자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선제적 조처로 22일부터 26일까지 입국한 외국인 선수 15명에 대해 자가격리를 통보했다. 모터가 한국 땅을 밟은 직후였다.
코로나19 검진(결과는 음성 반응)을 위해 외출한 것을 빼고 ‘집 밖으로 나가지도 못했다. 그렇다고 2주의 천금 같은 시간을 그냥 보낼 수도 없다.
특히 손혁 감독은 브리검, 요키시와 다르게 KBO리그 경험이 없는 모터에 대한 걱정이 크다. 새로운 환경은 물론 낯선 투수의 공에 적응할 ‘기회가 줄었다. KBO리그 스트라이크존과 심판 성향에 대한 이해도 부족할 수밖에 없다.

기회는 만들면 된다. 손 감독은 모터에게 자가격리 기간에 봄 방학 숙제를 내줬다. KBO리그 적응을 위한 1단계로 ‘영상 교육이다. 홈 트레이닝으로 몸을 만드는 것과 별개다.
모터는 27일 전력분석팀으로부터 영상 파일 9개를 받았다. 9개 구단의 주축 투수 영상이 약 40분가량씩으로 담겨있다. 하루에 한 편씩을 집중적으로 보면서 KBO리그의 정보를 습득하는 것이다.
꼭 필요한 단계다. 대만에서 스프링캠프를 한 구단은 키움이 유일하다. 모터는 대만 프로팀만 상대했다. 키움은 1·2군 자체 연습경기도 가졌으나 모터가 앞으로 대결할 투수가 아니었다.
손 감독은 외국인 선수는 기본적으로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 다만 모터가 KBO리그 투수의 공을 (눈에 익히며) 적응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다. 이럴 때 KBO리그 공부를 해야 해서 과제를 줬다”라고 설명했다.
모터가 봄 방학 숙제를 얼마나 열심히 했는지는 선수단에 합류하는 4월 9일 이후에 알 수 있다.
손 감독은 모터가 KBO리그에 적응해서 잘해주면 좋겠다. (연착륙하려면) 주위에서도 많이 도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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