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생애 첫 증권계좌…투자금 많으면 한투·NH, 거래 잦으면 삼성·KTB
입력 2020-03-30 17:41  | 수정 2020-03-31 14:17
◆ 제로금리시대 생존 재테크 ③ ◆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 계좌에 넣어둔 투자자 예탁금이 43조9772억원(27일 기준)으로 지난달 말 31조2124억원에 비해 40% 늘어났다. 제로 금리 시대에 은행 예금 이자율은 1년을 넣어도 1%가 안 되는 상황이니 증시가 하락한 시기에 저가 매수를 통해 수익을 높이려는 투자심리가 살아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박스피'로 대변되는 국내 주식이 우상향하고 있는 외국 주식에 비해 투자 매력도가 낮다고 보는 시각이 많았다. 그러나 최근엔 시각이 조금 달라졌다. 일단 주식 투자 경험이 적은 투자자 처지에서 진입장벽이 낮고 환전수수료나 양도세를 감안하면 외국 주식보다 세후 실질 수익률이 높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달러값이 달러당 1200원 이상으로 오버슈팅한 상황이라서 향후 달러 가치가 하락해 생기는 환차익도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김경식 플레인바닐라투자자문 대표는 "최근처럼 달러값이 비싸진 상황에선 향후 미국 정부가 자국 이익을 위해 환시장에 인위적으로 개입할 가능성도 높다"며 "달러값 강세가 완화되는 상황에서 미국 투자자들은 로컬 통화가치 상승과 안정적 재무제표를 가지고 있는 한국에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많은 증권사들이 주식거래 수수료 무료를 내세우고 있지만 거래수수료 외에도 본인 투자 상황에 맞춰 고려해야 할 사항은 많다. 주식거래 수수료 무료 혜택은 일단 빈번하게 매수와 매도 거래를 하는 투자자들이라면 관심을 가져야 하겠지만 만약 매수 후 장기 투자를 하려는 사람이라면 크게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현재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키움증권, KTB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등이 수수료 무료 혜택을 제공하고 있기는 하지만 수수료를 부과하더라도 대부분 0.01~0.02%라서 투자 종목에 대해 거래를 1회만 한다면 큰 부담은 아니다. 다만 만약 100회 이상 고빈도 거래를 한다면 1년치 은행 이자를 넘는 금액이 거래수수료로만 빠져나갈 수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연간 회전율을 감안한 개인투자자 매수 금액은 유가증권시장 전체 상장 주식을 다 사고도 남을 정도로 높은 편이다. 또한 거래수수료 무료도 거래금 대비 0.004~0.007% 수준인 유관기관 제비용 명목을 낼 때가 많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투자자 오인 소지가 있기 때문에 실제 거래비용이 완전히 0원인 것을 제외하면 광고에 거래수수료 무료라는 표현은 사용하지 않도록 했다"고 말했다.
만약 주식시장에 진입할 의사는 있지만 아직 확신이 안 서는 신중한 투자자들은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 금리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투자자금을 넣어 놓고 긴 호흡을 가지고 분할 매수하거나 적절한 타이밍을 노리다가 아예 주식 매수를 포기할 때에는 예탁금에 대한 이자라도 많이 받는 게 낫기 때문이다. 하루를 맡겨도 이자를 받을 수 있는 CMA 계좌 이자율은 대부분 발행어음 상품을 출시할 수 있는 초대형 IB증권사가 높다. 금액과 관계없이 한국투자증권은 연 1.3%, NH투자증권은 연 1%다. NH투자증권은 CMA 계좌를 통해 바로 주식을 매수할 수도 있다. 다른 CMA 이자와 예탁금 이자는 거의 0.5% 이하다.

만약 자금이 충분하지 않아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거나 신용거래를 할 생각이면 대출 이자율을 가장 우선적으로 봐야 한다. 주식거래 수수료나 CMA 이자율과 달리 증권사에 따라 가장 차이가 많이 난다.
증권사 중 가장 낮은 대출 이자율을 제공하는 곳은 KTB증권이다. 최장 3개월 동안 신용대출 이자율, 주식담보대출 이자율 모두 연 2.99%에 가능하다. 또한 비대면 계좌 개설 신규 고객이 스마트클럽에 가입하면 최장 3년 동안 신용대출 이자율과 주식담보대출 이자율을 모두 3.99%에 제공한다. 신한금융투자도 4월부터 신용담보대출 이자율을 3.9%(7일 기준)로 인하한다. 또 주식담보대출이나 신용대출은 대출기간이 짧을수록 해당 증권사 고객 등급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이미 계좌가 있는 고객이라면 본인 고객 등급도 잘 따져볼 필요가 있다.
개인투자자 사이에 주식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증권사들이 비대면 계좌 개설 고객을 위한 다양한 이벤트를 제공하고 있다는 것도 제로 금리 시대에 수익률을 조금이라도 높이는 방법이다. 키움증권은 비대면 계좌를 신규로 개설한 고객에게 최대 현금 4만원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김제림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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