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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호의 야구생각] 야구 없는 세상, ‘소중함’과 ‘무용론’ 사이에서
입력 2020-03-30 11:45  | 수정 2020-03-30 14:40
코로나19로 잠정 연기된 프로야구. 국민들 삶을 뒤바꿔 놓을 코로나19가 프로야구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관심거리다. 사진=MK스포츠 DB
필자가 처음 야구장에 갔던 게 초등학교 4학년 때인 1972년, 48년이 지났다. 지금은 없어진 동대문야구장에 고교야구, 대학야구, 실업야구 가리지 않고 뻔질나게 들락거렸다. 그 이후 3월 말 야구가 열리지 않은 적이 없었다. 그 이전도 마찬가지다. 한국전쟁 중이던 1951년과 1952년에도 광주와 서울에서 전국체육대회가 열렸다. 그래서 2020년 봄이 참 낯설다.
스포츠가 사라진 우리 일상 생활엔 다른 무엇이 차지하고 앉았다. 책을 읽는 사람이 늘었고, 집에서 혼자 운동하는 사람도 많아졌다. 인터넷서점 예스24에 따르면 2월23일부터 3월15일까지 3주간 그 전 동 기간에 비해 아동용 도서가 64%, 청소년용 도서가 94%나 많이 팔렸다고 한다. 알베르 카뮈의 ‘페스트가 때아닌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했다. 또한 실내 자전거 판매량이 급증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마스크 때문에 여성들 립스틱 수요가 확 줄었다는 재밌는 통계도 보였다.
프로야구가 없어 생활의 활력이 없다는 사람이 있는 반면 프로야구가 없어도 살 만하다는 야구팬도 있다. 프로야구 보느라 그동안 못 봤던 드라마 실컷 본다는 사람도 있다. 스포츠의 ‘소중함을 깨달았다는 사람도 있고, 스포츠의 ‘무용론을 들먹이는 사람도 있다.
프로야구는 언젠가 다시 시작할 것이고, 팬들 옆으로 돌아올 것이다. 하지만 세상은 코로나19 이전과 이후로 바뀌어 있을 것이다. 그 전보다 더 소중한 자산이 될지, 아니면 외면을 받을지 모른다.
사람들은 공포에 관한 기억을 유독 오래 간직한다. 세계적 전염병은 국민들의 일상을 완전히 파괴했다. 다시 정상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쉽게 치유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의 영향으로 서민들의 생활경제는 바닥으로 곤두박질쳤다. 휴대폰 요금을 내지 못하는 젊은이들이 속출하고 있다. 중소상인들은 거리로 나앉을 처지다.
코로나19가 지나가고 나면 우리의 삶이 눈앞에 닥칠 것이다. 다름 아닌 먹고 사는 문제다. 이들 눈에 프로야구가 들어올까? 스포츠는 분명 삶의 활력소지만 삶을 해결해 주지는 않는다. 코로나19 이후 우리 삶이 걱정스럽다. 스포츠 아니 프로야구는 한참 뒤 순위다. MK스포츠 편집국장 dhkim@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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