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라떼는 말이야" 시간여행 떠나보니…짜장면 350원·새우깡 100원 등
입력 2020-03-30 09:53 

'국민 외식' 메뉴 중 하나였던 짜장면과 '국민 과자' 새우깡은 1980년 당시 350원·100원이었던 것이 2020년 현재 각각 5000원, 1300원으로 명목가격 기준 14배, 13배 올랐다. 하지만 같은 기간 국민 1인당 국내총생산(GDP) 상승률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낮은 상승률이다. 반면 서울 강남 아파트 값이 지난 40년간 84배 급등했고, 강남 아파트 전세가는 101배 폭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30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국내 주요 재화 및 서비스의 가격 추세 분석: 1980~2020' 보고서를 내놓아 눈길을 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40년간 농수산물과 공산품 등 소비재 대부분의 명목가격 상승률이 국민 1인당 GDP 상승률 보다 낮아 소비자가 체감하는 실질적 가격이 하락했다.
특히, 기술의 진보와 생산성 증대, 교역 확대 등으로 음료, 과자, TV와 같은 공산품의 체감 가격이 크게 하락했다. 쌀과 닭고기 가격은 40년간 약 3배 상승에 그치는 등 대부분의 식재료 가격 상승률이 GDP상승률 보다 낮아 체감 가격이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반해 커피 한잔 가격은 약 21배 상승하는 등 다른 품목 대비 높은 가격 상승률을 보인 항목들도 일부 눈에 띄었다.

지난 40년간 다양한 유형의 재화와 서비스의 명목가격 추세를 경제 성장률과 각종 임금 정보와 비교분석한 결과 쌀값(4Kg 환산 기준)이 3000원에서 9500원으로 3.2배, 닭고기는(1Kg 환산 기준) 1400원에서 4656원으로 3.3배 상승, 상추가 8.5배 수준으로 오르는 등 대부분 식재료 가격이 40년간 약 9배 미만 상승하는데 그쳐 같은 기간 1인당 GDP 상승률(원화 기준 35.5배, 달러 기준 18.5배)을 고려할 때 실제 체감가격은 크게 하락했다.
반면 수박(16.7배), 배추(12.5배) 등은 다른 식재료 품목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 상승률을 나타냈다. 특히, 서울 강남 아파트 값은 1인당 GDP 상승률 대비 높은 상승률을 보였는데 강남구 은마 아파트의 경우 3.3㎡기준 매매가가 1980년 약 77만원에서 6469만원으로 40년간 84배 가량 올랐고, 전세가는 16만원에서 1629만원으로 101배나 상승해 다른 분석 대상 항목들과 큰 차이를 보였다.
또 국산 중형 자동차 가격의 경우 1980년 389만원에서 현재 2390만원으로 6.1배 상승, 콜라가 4.5배(1.5ℓ 기준), 소주가 5.1배(출고가 기준), 영화 관람료가 6.7배 올라 1인당 GDP 상승률에 비해 낮은 상승률을 보여 실제 체감가격이 하락한 것으로 분석됐다. 아울러 기술 진보와 생산성 증대, 대체재의 대중화 등으로 컬러 TV(20인치 기준)와 국제전화(한국-미국 1분 기준)는 명목가격 자체가 각각 45%, 77% 떨어졌다.
이와 함께 서울시 지하철 기본요금은 80원에서 1250원으로 40년간 15.6배 상승했으며 택시 기본요금은 400원에서 3800원으로 9.5배 올랐다. 또 병원 진료비(초진)가 9.9배, 문화재 입장료가 10배 상승하고, 국립대 등록금은 19배나 상승하는 등 정부 및 공공기관이 공급하거나 가격을 통제하는 영역의 서비스 항목들이 민간영역의 소비재보다 비교적 높은 가격 상승률을 보였다. 기호품 관련 항목의 명목가격도 큰 폭으로 상승했는데 커피 한잔의 경우 200원에서 4100원으로 약 21배, 담배 한 갑은 300원에서 4500원으로 15배 상승해 다른 품목대비 높은 가격 상승률을 보였다.
이 보고서는 각종 임금 수준을 나타내는 데이터를 물가와 비교했는데 1990년 690원이던 시간당 최저임금은 2020년 현재 8590원으로 명목상 12.4배 상승해 지난 30년간 국민 1인당 GDP 상승률(원화 기준 7.9배, 달러 기준 4.8배) 보다 많이 인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 공무원 월급(7급 초봉 기준) 은 같은 기간 23만9000원에서 현재 188만원으로 7.9배 상승했고 사병 월급(육군 병장 기준)은 1980년 3900원에서 현재 54만1000원으로 무려 139배 수준으로 급증했다.
아울러 물가와 임금 상승을 고려한 우리 삶의 변화를 살펴보면 데이트 비용(영화 관람과 식사 및 커피 기준)의 경우 1990년에는 1만 8800원, 현재는 약 6만 1200원이 필요해 8.6배 가량 늘었다. 이 데이트 비용을 벌기 위해 필요한 아르바이트 근로 시간(최저시급 기준)은 1990년 28시간에서 현재 8시간으로 줄었다.
정훈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지난 40년간 주요 소비재의 실질적인 가격이 대부분 하락한 것을 계량적으로 확인했다"면서 "다만 수치상 평균 값을 기준으로 한 분석이기 때문에 최근 심화한 소득 양극화를 고려할 때 저소득층의 체감 물가와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디지털뉴스국 류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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