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당정청, 긴급재난지원금 '전국 소득하위 70% 가구 100만 원' 무게
입력 2020-03-30 08:37  | 수정 2020-04-06 09:05

당정청이 어제(29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긴급재난지원금으로 전체 가구 중 소득하위 70%에 100만 원 상당(4인 가구 기준)의 현금성 지원을 하는 방향에 무게를 두고 협의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국민 생계의 타격을 최소화하고 소비를 촉진하기 위한 긴급 처방입니다.

하지만 기획재정부는 여전히 이 안을 반대하며 전체 가구의 절반에 해당하는 '중위소득 100% 이하' 가구에 4인 기준 최대 100만 원의 긴급재난생계지원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고수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에 따라 당정청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복수의 방안을 함께 보고하기로 했으며, 문 대통령은 각각의 주장에 대해 숙고한 뒤 오늘(30일) 열리는 비상경제회의에서 최종 결단을 밝힐 것으로 보입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과 이인영 원내대표, 정세균 국무총리,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등 당정청 고위인사들은 이날 저녁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긴급재난지원금 논의를 위한 협의를 가졌습니다.

이날 협의 전까지 기획재정부 등 정부와 민주당의 의견이 갈려 협의에서 격론이 예상됐습니다.

기재부는 전체 가구의 절반에 해당하는 '중위소득 100% 이하'를 대상으로 하는 안을 추진키로 했으나, 민주당에서는 전 국민의 70∼80%에 대해 1인당 50만 원씩을 줘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이같은 입장차 속에 진행된 이날 협의에서 전반적인 기류는 '중위소득 100% 이하' 대신 '중위소득 150% 이하'라는 기준을 적용해 지원을 받는 가구의 수를 전체 가구의 70% 선으로 끌어올리는 쪽으로 쏠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경우 전국적으로는 약 1천400만 가구가 지원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급액은 4인 가구의 경우 100만 원을 기준으로 했으며, 1∼3인 가구는 이보다 적게 받고, 5인 이상 가구는 이보다 많이 받는 차등 지급 방식으로 가닥을 잡았습니다.

다만 이 방안에 대해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끝까지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홍 부총리는 재정건전성 등을 고려했을 때 기준을 '중위소득 100%'에서 '중위소득 150%'로 끌어올리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는 취지의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결국 오늘(30일) 비상경제회의에서는 당정청 협의에서 다수 의견을 차지한 '중위소득 150%안(전체 70% 가구 지급안)'과 기재부의 '중위소득 100%안(원안)'이 복수로 문 대통령에게 보고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여기에 중위소득 100~150% 사이의 절충안 2개를 더해 총 4개의 안건이 문 대통령에게 보고된다고 합니다.

문 대통령은 각각의 안을 토대로 최종 결심 전까지 고민을 이어가리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현재로서는 당정청에서 다수를 차지한 '70% 지급안'이 채택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가 많지만, 고심 끝에 기재부의 원안이나 중간 절충안을 채택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습니다.

한편 정부는 추가경정예산(추경)으로 혜택을 받는 가구는 이번 제안에서 제외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이 역시 자세한 사항은 문 대통령의 결심 및 3차 비상경제회의 내용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지원금의 용어 역시 이제까지 사용된 '재난기본소득' 혹은 '긴급재난수당' 등의 용어는 사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우선 용어에 '수당'이 들어갈 경우 긴급 시에 따른 1회성 지원이 아닌 반복지원을 의미하게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본소득'이 들어갈 경우 전 국민 대상 지원으로 인식될 수 있다는 점에서 문 대통령과 청와대는 부정적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에 따라 '긴급재난생계비' 등의 용어가 대신 사용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옵니다.

이와 함께 정부는 다음 달부터 3개월간 한시적으로 저소득층과 영세 사업자에 건강보험료와 산재보험료를 최대 50% 감면해주고, 국민연금과 고용보험료 납입은 유예하는 방침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문 대통령이 3차 비상경제회의에서 어떤 결론을 내릴지 주목됩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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