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정운호가 돌아왔다…네이처리퍼블릭, 27일 주총서 정운호 대표이사 선임 의결
입력 2020-03-27 15:33 

국내 1세대 화장품 로드숍 '네이처리퍼블릭'을 이끌던 정운호(사진)가 돌아왔다.
네이처리퍼블릭은 27일 서울 강남구 섬유센터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대주주인 정운호 씨를 신규 이사로 선임, 이사회를 통해 대표이사 선임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정운호 대표는 빠르면 내달 초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로 공식 복귀한다.
정운호 대표는 지난 2003년 더페이스샵, 2009년 네이처리퍼블릭을 설립해 국내 화장품 로드숍 시대를 본격적으로 연 인물이다. 지난 2015년 100억대 도박혐의와 일명 '정운호 게이트' 등 사건으로 구속된 그는 지난해 12월 출소했다. 이후 경영 복귀 여부를 두고 이목이 집중됐다.
업계는 '복귀는 예상했지만 예상보다 빠르다'는 반응이다. 이에 대해 네이처리퍼블릭은 "코로나19 등에 따른 시장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주주 및 임직원들의 책임경영 목소리가 높아졌다"며 "정 대표가 화장품 업계에서 쌓은 오랜 경험이 발휘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복수의 관계자 등에 따르면 정운호 신임 대표 역시 주주 및 임직원들에게 "책임경영으로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최근 코로나19가 확산하는 가운데 손소독제 품절 사태 등이 발생하자 생산량을 발빠르게 늘리며 업계 이목을 끌었다.
지난 2013년 화장품 업계 최초로 손소독제를 내놓은 네이처리퍼블릭은 지난 2015년 메르스 발생 당시에도 높은 매출을 기록해 업계의 부러움을 샀다. 정운호 대표는 당시 해외에서는 손소독제 제품이 필수품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에 주목, 제품 개발에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이번에 네이처리퍼블릭이 손소독제 생산량 증대 등 선제적 대응에 나선 것에 대해 정 대표의 판단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이날 "정운호 신임 대표는 향후 크리에이터 디렉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의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화장품 개발에 직접 뛰어들겠다는 의미다. 정 대표는 빠르면 내주 회사로 직접 출근해 본격적인 업무 파악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정운호 대표는 "대주주로서의 책임을 통감하며, 기업 신뢰도를 회복하고 초심으로 돌아가 새로운 기회를 찾고자 다시 이 자리에 서게 됐다"며 "우선적으로 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하고, 나아가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한 혁신적인 제품 개발을 통해 K뷰티의 재도약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과거 정 대표의 구속으로 상장이 무산된 네이처리퍼블릭의 재상장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네이처리퍼블릭 관계자는 이에 대해 "당장은 책임경영에 집중할 예정으로, 연내 IPO(기업공개)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이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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