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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 손 들어준 국민연금, 견제 세력에도 힘 실어줬다
입력 2020-03-26 17:40  | 수정 2020-03-26 21:05
올 주총에서 관심을 모아온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에서 국민연금이 조원태 회장(사진) 재선임에 찬성하면서 주주연합이 내세운 견제 세력에도 힘을 실어주는 결정을 내렸다.
26일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 방향을 결정하는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는 제8차 위원회를 개최하고 한진칼 사내이사로 추천된 조원태·하은용·김신배 후보에 대해 찬성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김 후보는 KCGI와 반도건설, 조현아 전 한진칼 전무 주주연합이 내세운 사내이사 후보로 SK텔레콤 대표이사를 역임했으며 현재 포스코 이사회 의장이다. 이외 사외이사 후보도 이사회가 내세운 김석동·박영석·임춘수·최윤희·이동명 후보에 대해 찬성하면서, 주주연합이 내세운 서윤석 후보에게도 찬성표를 던지기로 했다. 서 후보는 이화여대 경영학부 교수로 과거 엔씨소프트, 쌍용차 사외이사를 맡아왔다. 27일 열리는 한진칼 주총을 앞두고 지분 2.9%(작년 말 주주명부 폐쇄일 기준)를 가지고 있던 국민연금이 조원태 회장의 이사 재선임에 찬성표를 던지면서 이번 주총은 사실상 조 회장 측 승리로 끝나게 됐다. 현재 조 회장 측이 가진 우호지분은 33.45%다. 작년 주주명부 폐쇄 기준으로 주주연합 지분은 32.06%였지만 지난 24일 법원이 주주연합의 의결권 관련 가처분 신청을 모두 기각하면서 의결권 행사가 가능한 반도건설 지분이 5%로 줄어든 것을 감안하면 조 회장 측 지분이 4%포인트 이상 앞선다.
여기다 조 회장 손을 들어준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 방향은 다른 자산운용사 등 기관투자가들 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국민연금은 주주연합이 추천한 사내이사와 사외이사 중에서 각각 한 명씩 선임에 찬성하면서 이사회에서 내부 견제 기능을 유도했다.
한편 이날 수탁자위는 대한항공이 이사 선임 방식을 특별결의에서 보통결의로 바꾸는 정관 일부 변경의 건에 대해서는 정당한 사유가 없다고 보고 반대하기로 결정했다.
[김제림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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