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최용두 국립암센터 박사팀, 암세포만 찾아 제거하는 신소재 개발
입력 2020-03-26 14:29 

암세포와 암혈관 세포만 찾아 선택적으로 죽이는 항암 신소재가 개발됐다. 26일 국립암센터에 따르면 최용두 이행성연구부 박사팀은 최근 광역학 치료에 효과적인 광감각제를 해조류에 들어있는 성분인 후코이단에 결합하고 이를 나노 크기의 젤로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후코이단은 끈적끈적한 점질 구조의 다당류로 고미역이나 다시마 등 갈조류에 들어있는 성분이다. 연구진이 주목한 광역학치료는 암 환자가 복용한 광감각제가 종양에 충분히 축적되면서 일정 파장의 빛을 쪼여 암세포를 파괴하는 항암 치료법이다.
광감각제를 탑재한 후코이단 나노젤은 마치 폭탄을 실은 나노드론처럼 혈관을 타고 이동하다가 암세포와 암혈관 세포 표면에 존재하는 단백질과 강하게 결합하면서 세포 안으로 들어간다. 이어 이황화 결합이 끊어지면서 광감각제는 근적외선 형광 신호를 발생시켜 암 위치와 경계를 실시간으로 식별하게 해준다. 이 때 암조직에 빛을 쪼이면 광감각제들이 반응성 산소를 연쇄적으로 생산해 암세포와 암혈관 세포만 선택적으로 죽인다. 반면 나노젤이 들어가지 않은 정상세포나 혈관은 전혀 손상을 입지 않았다.
특히 연구팀은 후코이단 나노젤이 그 자체로 암세포에 선택적 세포 독성을 띄어 암세포를 죽이고 암세포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혈관 생성을 방해한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복합적인 항암 작용으로 동물실험 결과 광역학 치료 3일 후 실험 쥐의 모든 암 조직이 완전히 사라졌고 혈액·조직검사에서도 정상 조직에 대한 부작용이 없음을 확인했다.
연구책임자인 최용두 박사는 "후코이단 나노젤은 암 진단과 치료에 뛰어난 새로운 표적치료 물질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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