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도…풍선효과 송도 청약열기 `후끈`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아파트 청약 인기는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연초부터 매매가가 뛰고 있는 인천에서 분양한 아파트 두 곳이 나란히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24일 1순위 청약을 실시한 '힐스테이트 송도 더스카이'는 1순위 경쟁률 72대1을 기록했다. 같은 날 1순위 청약을 진행한 '힐스테이트 부평'도 487가구 모집에 4만1000명 넘게 지원해 전체 경쟁률이 84대1에 달했다. 코로나19가 팬데믹(글로벌 대유행)으로 번지고 국내외 경기 침체가 심화되고 있지만 아파트 청약시장은 '코로나 한파'가 비켜간 모양새다. 두 곳 모두 GTX B노선 호재가 기대되는 데다 전매제한 6개월 비규제 혜택이 적용돼 실수요자와 투자자가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24일 한국감정원 청약홈에 따르면 힐스테이트 송도 더스카이는 총 804가구 모집에 인천·수도권 거주자 5만8021명이 신청했다. 전용 84㎡는 세 자릿수 경쟁률을 보였다. 84㎡B는 1순위 모집에 9530명이 지원해 352대1을 기록했고, 기타 지역 경쟁률은 543대1에 달했다. 전용 102㎡도 56대1, 기타 93대1로 신청자가 몰렸다. 그러나 120~157㎡는 84㎡형에 비하면 10대1 안팎의 낮은 경쟁률을 나타냈다.

이 같은 결과는 전날 진행된 특별공급과도 비슷한 양상으로 전용 84㎡가 최고 경쟁률 24대1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그러나 120㎡는 다자녀 특별공급이 미달이었다.
높은 가격이 특별공급 실수요자에게 '문턱'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 아파트 분양가는 6억8000만(전용 84㎡)~25억원대(175㎡)로 평당 단가는 2300만원대다. 지난해 분양한 송도더샵 프라임뷰는 84㎡가 5억6300만~5억8700만원인 것을 감안하면 이보다 평균 1억원 비싸다.
송도동 일대 아파트 실거래와 비교해도 결코 낮지 않은 가격이다. KB시세(3월 20일) 기준 더샵 마스터뷰 84㎡가 7억4000만원대, 호반베르디움이 7억3000만원이다. 84㎡와 102㎡ 일부 가구만 9억원 이하로, 120㎡ 평형부터는 9억원이 넘는다. 이 때문에 중도금 대출이 가능한 9억원 이하 84㎡에 많은 사람이 몰린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최상층 펜트하우스인 전용 175㎡는 25억원에 달하는 높은 분양가에도 4가구 모집에 158명이 몰려들었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송도 초고층 아파트에 펜트하우스는 희소성이 있어서 투자자들이 많이 쏠렸다"고 설명했다.

집값이 연일 오르고 있는 인천은 분양시장도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날 1순위 청약을 진행한 힐스테이트 부평 역시 전체 경쟁률이 84대1에 달했다. 전용 84㎡는 최고 경쟁률 115대1을 기록했다.
이달 초 분양한 송도 외국인 임대 분양 전환 아파트 2개 단지도 청약통장이 대거 밀려들면서 마감에 성공했다. 송도 에듀포레 푸르지오와 송도 베르디움 더퍼스트는 외국인 임차인을 찾지 못해 2~3년간 빈집으로 있던 아파트다. 사실상 후분양 아파트로 5월 입주 때까지 잔금을 다 납부해야 하지만 두 곳은 39대1~59대1에 이르는 경쟁률을 나타냈다.
이는 비규제 혜택으로 인한 '풍선효과'라는 분석이다. 인천은 고가주택 대출을 규제한 12·16 부동산대책과 수도권 청약 규제를 강화한 2·20대책을 피해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집값이 뛰고 있다. 코로나19로 서울 부동산시장이 상승을 멈춘 지난주에도 인천만 0.53%로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한국감정원)이 뛰었다.
특히 송도가 위치한 연수구는 교통 호재(GTX B노선) 영향 등으로 상승폭이 0.95%로 확대됐다.
게다가 비투기과열지구·비청약과열지역으로 1주택 이상을 소유하더라도 1순위 자격을 얻을 수 있다. 재당첨 제한 적용을 받지 않아 주택 당첨 여부와 관계없이 청약이 가능하며 전매제한 6개월을 적용받는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서울 집값은 조정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저금리로 인한 풍부한 유동성이 비규제 지역으로 흐르면서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선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