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핫이슈] 미국 연준의 무제한 돈 풀기, 시장 불안 잠재울 수 있나
입력 2020-03-24 09:42 
[사진 = 연합뉴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 파장을 막기 위해 달러를 무제한 공급하는 카드를 꺼냈다. 연준은 23일(현지시간) 긴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미국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을 매입하는 양적완화(QE) 정책을 무제한 실행하기로 했다. 지난 15일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끌어내리고 7000억 달러 규모의 유동성을 공급하는 조치를 취한 뒤 열흘도 안 돼 다시 파격적인 경기 부양책을 내놓은 것이다. 무제한 양적완화는 2008년 금융위기에 나온 대책으로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타격이 그 만큼 심각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준의 발빠른 대응이 요동치고 있는 증시와 환율 등 금융시장 안정화에 얼마나 도움이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연준의 발표에도 23일 미국 증시는 하락세를 멈추지 않았다. 연준의 양적완화 조치 보다는 미국 의회에서 진행되고 있는 경기부양 패키지 법안 논의가 난항을 겪고 있는 것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다는 점이 전격적인 연준의 돈 풀기에도 불구하고 시장 불안이 사라지지 않고 있는 이유다.
국내 금융시장에서는 단기적으로 연준의 약발이 먹히고 있는 모양새다. 24일 코스피는 2% 이상 반등하며 출발했고 원화값도 장 초반 전날에 비해 5원 넘게 올랐다. 그러나 안심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글로벌 경기침체가 1997년 외환위기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보다 심각할 것이라는 전망이 연이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코로나19 같이 감염병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한 경제 타격이 예전에 없었던 일이라 불확실성이 극대화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걱정스러운 대목이다. 유가 급락과 맞물려 시장에서 불안 심리가 커지면 '증시 급락과 달러 강세' 현상은 반복될 것이다. 감염 확산을 저지하지 못하면 무제한 돈 풀기도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장박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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