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뉴욕주지사 "맨해튼에 1000명 수용 임시병원 구축"
입력 2020-03-23 02:10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 주지사가 22일(현지시간) 알바니 주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 = 폭스뉴스 캡처]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 주지사가 22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내 최대 전시시설인 제이콥 자비스 컨벤션센터를 코로나19 환자를 위한 병원을 개조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주내 모든 병원을 대상으로 "이번주 수요일(25일)부터 시급하지 않은 수술을 중단하고, 지금보다 병상 규모를 2배 더 늘려야 한다"고 명령했다.
뉴욕시를 중심으로 좁은 면적에 2000만명이 과밀 거주하는 뉴욕주 현실에서 의료시스템 붕괴가 초읽기에 들어갔음을 시사한 것이다.
쿠오모 주지사는 이날 뉴욕주 알바니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뉴욕주내 각 병원들은 이번주부터 현 병상 수를 최소 50%에서 최대 100%까지 늘려야 한다. 이를 위해 수요일부터 필수 수술을 제외한 비긴급 수술은 중단하라"고 명령했다. 그는 "이는 주지사로써 요청하는 게 아닌, (각 병원들이 따라야 할) 법에 의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말라리아 치료제로 쓰이는 클로로퀸(chloroquine)75만정, 하이드록시 클로로퀸 7만정, 항생제인 지스로맥스(Zithromax) 1만정 등 총 83만정의 의약품을 조달해달라고 백악관에 요구했다. 약이 확보되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 여부에 관계 없이 이번주 화요일부터 이들 약품을 혼합해 처방하는 칵테일 요법을 실시할 계획임을 밝혔다.
그는 "지금은 일분일초가 중요하다. 수많은 목숨이 (시간에) 달렸다"라며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규제에 얽매이다가는 수많은 인명피해가 초래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뉴욕 맨해튼 한복판에 있는 제이콥 자비스 컨벤션센터를 감염자 치료를 위한 연방병원으로 변경해 가동할 계획을 천명해 주목을 받았다.
국제규격 축구장 11개가 들어갈 수 있는 7만8000m2 넓이의 자비스 센터에 1000개 병상과 중증환자 치료를 위한 집중치료실(ICU)를 설치하겠다는 계획이다.
뉴욕 맨해튼 내 최대 전시시설인 제이콥 자비스 컨벤션센터의 내부 모습. [사진 = 자비스센터 홈페이지]
쿠오모 주지사는 초단기에 이 거대한 병원을 구축하는 데 들어가는 재원의 75%를 연방정부가, 나머지 25%를 뉴욕주가 부담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그러면서 25%의 주정부 부담을 연방정부가 사실상 면제해줄 것을 요구했다. 그는 "(25%의 주정부 부담을 설정하기는 했지만) 현재 뉴욕주를 포함해 그 어떤 주도 (대규모 코로나19 병원 설립에 투입되는) 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고 호소했다.
앞서 쿠오모 주지사는 지난 20일 뉴욕주 내 비필수 사업장의 폐쇄와 필수 인력을 제외한 모든 직장인에 대한 100% 재택근무를 명령했다.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은 100% 재택근무라는 초강력 대처에 이날 뉴욕증시는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4.55% 급락하는 등 심하게 요동쳤다. 이후 이틀만에 뉴욕주 전체 병원을 상대로 비긴급 수술 중단과 병상 2배 확대 이행이라는 특단의 명령과 함께 맨해튼 내 코로나19 전담 연방병원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한 것이다.
쿠오모 주지사는 이날 현재 확인된 코로나19 확진자가 1만5168명으로 진단 테스트를 받은 인원 중 13%에 해당하는 비율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존스홉킨스대 집계에 따르면 미국 전체 확진자 수는 약 2만7000명으로 이 중 56%가 뉴욕주에서 쏟아져 나오고 있는 것이다. 뉴욕주와 미국 연방재난관리청(FEMA)은 최근 확진자가 걷잡을 수 없이 쏟아지자 최근 각각 비상사태와 중대재난 지역을 선포했다.
[이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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