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안기금, 급락때 `4·3·3` 세차례 투입키로
입력 2020-03-22 18:16  | 수정 2020-03-22 19:15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증시 안전판 마련에 나서면서 국내 대표 지수 관련 상품의 수혜가 기대된다. 10조원에 달하는 증시안정기금이 시장에 투입되면 정부는 총액을 4대3대3 비율 수준으로 나눠 구간별 분할 매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금융당국과 증권업계, 유관기관 등에 따르면 총 10조원대로 조성되는 증시안정기금은 코스피, 코스닥에서 낙폭 구간을 정해 먼저 총액의 40%를 투자하고 추가 하락 시 30%씩 총 세 차례에 걸쳐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투자 대상은 개별 종목에 대한 직접 투자가 아닌 '코스피200' '코스닥150' 'KRX300' 등 국내 증시의 대표 지수를 기초로 한 상장지수펀드(ETF)나 인덱스펀드 등에 투입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난 폭락장 당시 증시안정기금은 국내 대표 지수에 투자됐고, 이번 정부 들어 새롭게 출시한 KRX300지수 등이 수급 수혜 대상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기금의 구체적인 투자 방안은 전략상 비밀이지만 지수 하락 구간에 맞춰 처음에 40%가량을 쏟아붓고 향후 30%씩 분할 매수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특히 KRX300은 코스닥 활성화를 위해 한국거래소가 1년여 연구 끝에 내놓은 만큼 이를 기초로 한 ETF에 집중적으로 투자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KRX300은 코스피와 코스닥을 통틀어 시가총액 상위 700위 이내에 들면서 거래대금 순위가 80% 이내인 종목을 대상으로 심사해 코스피 약 230종목과 코스닥 약 70종목으로 구성돼 있다. 대표적인 종목을 편입시키는 만큼 전체 시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0%를 넘는다. 증시기금이 KRX300 관련 ETF에 투입되면 전체 종목 2000개 대비 종목 수로는 15%에 불과하지만 시총 규모로 보면 시장 대부분에 투자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 이에 더해 '코스피200'과 '코스닥150'에 배분하는 금액을 감안하면 거래량이 많은 주요 종목 대다수를 커버하면서 전체 증시를 부양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한편 이번에 조성되는 증시안정기금은 2018년 코스닥에 투입됐던 5000억원 증시안정펀드보다는 1990년 정부가 주가 부양을 위해 4조원을 투입했던 사례와 유사하게 진행되고 있다. 다만 10조원에 달하는 역대 최대 규모 기금이 코로나19 폭락장을 충분히 버텨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최근 외국인투자자의 하루 매도량이 최대 1조원에 이르는 점을 감안하면 연속 매도장에서 최대 10일가량 폭락을 막을 수 있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이번 증시안정기금 조성에 참여하는 민간 금융사들에 대한 손실 발생 대응책도 고민거리다. 한 금융사 관계자는 "한국 금융 시장을 함께 이끌어가는 금융사 입장에서 증시안정기금 조성에 참여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평가손실이 발생하면 주주들에게 배임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진영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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