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우아한형제들, 매출 5000억 돌파했지만…4년만에 적자 전환
입력 2020-03-20 11:38 
[자료 = 우아한형제들]

배달의민족(배민)을 서비스하는 우아한형제들의 연 매출이 5000억 원을 넘어섰다. 하지만 4년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우아한형제들(대표 김범준)은 2019년 연간 매출이 5654억 원을 기록했다고 20일 밝혔다. 전년에 비해 80% 성장한 수치로, 2015년(495억 원)과 단순 비교해도 4년만에 11배 이상 성장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364억 원을 기록하면서 4면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2016년 25억 원 영업이익을 내며 창업 후 6년 만에 첫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3년 연속 흑자 기조를 유지해온 뒤 작년에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889억원이 줄어들었다. 국내 음식 배달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광고·마케팅 비용이 증가하고, 라이더 프로모션 비용 등 지출이 고루 늘어나 출혈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배민이 성장하면서 국내 온라인 음식배달 시장도 커지고 있다. 배민 앱에 입점한 외식업 소상공인들이 2019년 배민을 통해 올린 매출은 총 8조6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배민을 통한 소상공인 매출은 2015년 1조 원을 넘어선 뒤 2017년 3조 원, 2018년 5조2000억 원을 넘겼다. 지난해엔 8조 원을 넘어섰다. 1~2인 가구와 맞벌이 부부가 늘고 언택트(비대면) 소비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외식업이 배달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2010년부터 우아한형제들을 이끌어 온 김봉진 전 대표(좌), 신임 대표로 선임된 김범준 우아한형제들 대표(우) [사진 = 우아한형제들]
한편 우아한형제들은 이날 오전 주주종회를 열고 신임 최고경영자(CEO)로 김범준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부사장을 선임했다. 김 신임 대표는 연초부터 김봉진 전 대표를 대신해 회사 경영에 나선 상태다.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12월 독일 배달서비스 기업 딜리버리히어로에 회사를 4조7500억원에 매각하는 인수합병 계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싱가포르에 합작회사(조인트벤처) '우아DH아시아'를 세워 공동 전선을 형성, 아시아 시장 공략에 주력할 예정이다. 김봉진 전 대표가 우아DH아시아의 회장을 연내 맡기로 하면서 김범준 신임 대표가 배달의민족 국내 사업을 꾸려가기로 한 것이다. 2010년 설립된 우아한형제들은 10년 가까운 시간 동안 김봉진 전 대표가 이끌어왔다.
김범준 신임 대표는 소프트웨어개발사 티맥스소프트와 게임사 엔씨소프트를 거쳐 SK플래닛에서 빅데이터 관련 프로젝트를 총괄했다. 지난 2015년 우아한형제들에 입사해 CTO를 맡았고 지난 2018년부터는 부사장을 겸임해왔다. 김 신임 대표는 '디자인과 마케팅을 잘하는 회사'로 이름을 날린 배달의민족을 '개발 잘하는 회사'로 키워낸 인물로 평가받는다. 그는 입사 후 배달의민족 코드정리 등을 통해 각종 오류에 내성이 강한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전해진다. 배달의민족 인공지능(AI) 프로젝트 '배민데이빗'과 자율주행 배달로봇 '딜리' 프로젝트 등을 총괄했다.
우아한형제들은 2017년부터 로봇 관련 연구개발·테스트에 공을 들이고 있다. 2018년에는 미국 로봇 개발사 베어로보틱스에 200만달러(약 25억원)를 투자하기도 했다. 당시 투자에 대해 "음식 관련 로봇 산업에서도 선도 기업으로 성장하고자 하는 중장기 전략에 따른 투자"라고 밝힌 바 있다. 작년 11월에는 건국대학교 서울 캠퍼스에서 '캠퍼스 로봇배달'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끝마쳤다. 올해 2월에는 LG전자와 '배달·서빙 로봇'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올해 배민은 'B마트' 사업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B마트는 식재료와 생활용품을 주문 즉시 배송하는 모델로 1인가구 배송시장 틈새를 파고들었다. B마트의 최소 주문금액은 5000원이고, 배달비(배달팁)는 2500원이다. 서울 시내에 15개의 물류센터를 두고 주문이 들어오면 바로바로 배달원이 이를 가져다준다. 배달 시간은 통상 30분~1시간이 소요된다.
김범준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2019년은 국내 음식배달 시장의 성장에 기여하고 그 과정에서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만한 기술 경쟁력과 경영 노하우를 축적한 한 해였다. 2020년은 건전한 성장 구조가 지속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올해로 10주년을 맞은 우아한형제들 앞에는 제2의 성장을 위한 도전 과제들이 펼쳐져 있다. 음식점주들은 더 많은 매출을, 이용자들은 '좋은 음식을 먹고 싶은 곳에서' 드실 수 있도록 배달의민족 플랫폼을 운영하고, 푸드테크의 첨단화에도 역량을 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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