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아시아인은 좀…" 해외 한인청년 '코로나19 구직난'에 눈물
입력 2020-03-20 08:15  | 수정 2020-03-27 09:05

스페인에 4년째 머물며 공부를 마친 24살 A 씨는 최근 현지에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고민이 있습니다. 더는 학생이 아니니 취업해야 비자 전환이 되는데, 지금 같아선 학생비자가 만료되면 꿈을 접고 스페인을 떠나거나 불법체류자 신세가 될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올해 1월부터 구직에 나섰다는 A 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가져온 변화를 실감하는 중입니다. 식당 서빙부터 학원 강사, 한국어 과외까지 닥치는 대로 알아봤지만, 애초 10곳에 지원하면 7곳은 면접을 볼 수 있었던 것이 최근 2주 들어서는 지원서를 낸 15곳에서 연락이 전혀 없었습니다.

어렵사리 면접을 보러 간 식당에서는 "아시아인은 우리 가게에서 일할 수 없으니 일을 하려면 최저임금 미만으로 받고 하라"는 말을 듣기도 했습니다. 이메일로 "아시아인은 좀 꺼려진다"며 면접을 거절당하는가 하면, 아예 '노'(no)라는 메시지만 떡하니 보내온 곳도 있었습니다.

오늘(20일) 해외 한인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코로나19가 팬데믹(pandemic, 세계적 대유행) 상황으로 접어든 가운데 해외 각국에 나가 있는 한국 청년들이 구직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한국인 피습 사건까지 발생한 가운데, 감염병 확산에 따른 경기침체와 동양인 기피 현상이 맞물려 결국 귀국까지 고민하는 사례도 나옵니다.

호주 멜버른에서 워킹홀리데이 중인 25살 이준호 씨는 5개월간 일한 식당에서 이달 18일 해고당했습니다. 인근 회사들이 모두 재택근무에 들어가 유동인구가 거의 없다시피 한 상황이 되자 식당이 직원을 모두 내보냈기 때문입니다.

이씨는 "전반적으로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다"며 "구직 웹사이트에 수십 건씩 올라오던 채용공고가 최근에는 한 건도 없다"고 전했습니다.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도 들지만 귀국 항공편이 줄줄이 취소되고, 그나마 남은 것은 너무 비싸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외교부에 따르면 대표적인 해외 단기 취업 프로그램인 워킹홀리데이에 참가한 한국인은 2010년 이후 4만명 안팎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2018년 기준 호주 2만2천여명, 일본 6천500여명, 캐나다 4천여명, 뉴질랜드 2천900여명, 독일 2천여명 등 세계 23개국 총 4만1천250명의 한국인이 워킹홀리데이에 참가한 바 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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