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왕적 달러화'가 글로벌 금융시장의 새로운 뇌관으로 떠올랐습니다.
절대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미 달러화 수요가 급증하면서, 가뜩이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허덕이는 금융시장의 혼란이 가중되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속도전'으로 비상 카드를 쏟아내는 것도 '달러 품귀'를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는 위기감을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급기야 연준은 현지시간으로 오늘(19일) 오전 '달러 안전핀'격인 통화스와프를 한국 등 9개국 중앙은행으로 전격 확대했지만, 달러화는 거침없는 오름세를 이어갔습니다.
코로나19 사태로 불확실성이 증폭되면서 모든 투자자가 '달러화 현찰' 확보에 나섰다는 의미입니다.
최근 들어 위험자산인 주식이나 원유뿐만 아니라,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미 국채나 금(金) 시장까지 매도세가 번진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됩니다.
◇ "달러화 현찰이 왕"…'혼란 가중' 악순환 우려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1.7% 급등하면서 102.7로 치솟았습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달러화는 1992년 이후 거의 30년만에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달러화 인덱스는 지난 8거래일 동안 8% 넘게 치솟았습니다.
달러난이 심화하면 달러 표시 부채가 많은 경제주체의 부담이 가중됩니다. 특히 신흥시장에선 자본유출로 추가적인 타격이 빚어지고, 신흥국 위기는 미국을 비롯한 선진경제권으로 번질 수 있습니다.
ING그룹 글로벌시장팀을 이끄는 크리스 터너는 투자자 노트에서 "현재 달러화 현찰은 세계 대통령"이라며 "달러를 확보하기 위해 투자자들이 팔아치울 수 있는 모든 것들을 팔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터너는 "분명한 것은 전세계 자산의 투매를 키우면서 문제를 일으키는 통화가 하나 있다면, 그것은 바로 미국 달러화"라고 지적했습니다.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극단적인 달러화 수요가 글로벌 금융시장의 혼란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무한한 '달러 발권력'을 동원할 수 있는 연준이 '비상 모드'로 전환할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연준은 이날 한국, 호주, 브라질 등 9개국 중앙은행으로 통화스와프 협정을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신흥시장에도 달러 유동성을 충분히 공급하겠다는 취지입니다.
한미 간 통화 스와프 체결은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한은과 연준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고조된 2008년 10월 30일 300억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한 바 있습니다.
연준은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을 통해 "글로벌 달러화 시장의 긴장을 완화하고, 국내외 가계·기업의 신용공급에 미칠 영향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난 15일에는 캐나다, 영국, 유럽연합(EU), 스위스, 일본 등 5개 중앙은행과의 스와프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바 있습니다.
주요국 중앙은행과의 통화스와프 조건을 완화한 것으로는 시장이 안정되지 않자,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처럼 신흥시장 등으로 대상국을 대폭 확대한 것입니다.
연준의 정책효과를 낙관하기는 이르다는 게 전문가들은 대체적인 시각입니다.
코로나19 사태가 지속하고 금융시장 전반의 '투매'가 본격화한 상황에서는 '달러화 쏠림'을 막기는 역부족이라는 것입니다.
◇ 연준, CP·MMF에 긴급 유동성…'1조2천억 달러' 정크본드 어쩌나
통화스와프가 대외적인 '달러난'에 대응한 것이라면, 기준금리 인하와 양적완화(QE)는 미국 내 자금시장의 '숨통'을 틔워주자는 포석입니다.
미국 내에서도 기업어음(CP)과 회사채 시장을 중심으로 심각한 자금압박이 이어지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연준은 지난 15일 기준금리를 1.00%포인트 파격 인하해 제로(0%) 수준으로 떨어뜨리고, 장기유동성을 대량으로 공급하는 양적완화(QE) 프로그램을 사실상 재가동했습니다.
금융위기 당시 도입한 재할인 창구(discount window)도 다시 도입했습니다.
이틀 뒤인 17일에는 '기업어음(CP) 매입기구'(CPFF)를 설치하는 방식으로, 현금 확보가 다급한 기업체까지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연준은 원칙상 상환위험이 있는 민간기업에 직접 자금을 지원할 수 없지만 '예외적이고 긴급한 상황'에서 발동되는 특별권한을 근거로 재무부의 사전승인을 거쳐 CP를 사들이겠다는 것입니다.
몇시간 뒤 '프라이머리 딜러 신용공여'(Primary Dealer Credit Facility·PDCF) 제도를 재도입하기로 했습니다. 연준의 재할인 창구를, 주요 투자은행과 증권사 등 이른바 '프라이머리 딜러'들에게 개방하는 조치입니다.
이튿날인 18일에는 '머니마켓 뮤추얼펀드 유동성 장치'(Money Market Mutual Fund Liquidity Facility)를 운영한다고 밝혔습니다. 기업어음(CP) 등 주로 단기채권에 투자하는 '머니마켓 뮤추얼펀드'가 환매 압박을 받으면서 금융권 전반으로 자금난이 확산하는 악순환을 막기 위한 장치입니다.
금융위기 이후로 도입한 각종 금융권 규제조치들도 잇따라 완화하고 있습니다. 은행의 자본·유동성 규제를 풀어줄 테니, 적극적으로 기업과 가계에 자금을 제공하라는 취지입니다.
단기 유동성은 지속해서 공급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연준의 '공개시장조작' 정책을 담당하는 뉴욕 연방준비은행은 다양한 만기물에 걸쳐 유동성을 공급하는 조치를 연일 쏟아내고 있습니다.
미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 시장을 중심으로 기존 양적완화를 웃도는 속도로 유동성을 퍼붓고 있습니다.
일각에선 투기등급 회사채 시장까지 지원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나옵니다. WSJ은 "정크본드 등급의 회사채가 1조2천억 달러 규모"라고 전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절대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미 달러화 수요가 급증하면서, 가뜩이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허덕이는 금융시장의 혼란이 가중되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속도전'으로 비상 카드를 쏟아내는 것도 '달러 품귀'를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는 위기감을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급기야 연준은 현지시간으로 오늘(19일) 오전 '달러 안전핀'격인 통화스와프를 한국 등 9개국 중앙은행으로 전격 확대했지만, 달러화는 거침없는 오름세를 이어갔습니다.
코로나19 사태로 불확실성이 증폭되면서 모든 투자자가 '달러화 현찰' 확보에 나섰다는 의미입니다.
최근 들어 위험자산인 주식이나 원유뿐만 아니라,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미 국채나 금(金) 시장까지 매도세가 번진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됩니다.
◇ "달러화 현찰이 왕"…'혼란 가중' 악순환 우려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1.7% 급등하면서 102.7로 치솟았습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달러화는 1992년 이후 거의 30년만에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달러화 인덱스는 지난 8거래일 동안 8% 넘게 치솟았습니다.
달러난이 심화하면 달러 표시 부채가 많은 경제주체의 부담이 가중됩니다. 특히 신흥시장에선 자본유출로 추가적인 타격이 빚어지고, 신흥국 위기는 미국을 비롯한 선진경제권으로 번질 수 있습니다.
ING그룹 글로벌시장팀을 이끄는 크리스 터너는 투자자 노트에서 "현재 달러화 현찰은 세계 대통령"이라며 "달러를 확보하기 위해 투자자들이 팔아치울 수 있는 모든 것들을 팔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터너는 "분명한 것은 전세계 자산의 투매를 키우면서 문제를 일으키는 통화가 하나 있다면, 그것은 바로 미국 달러화"라고 지적했습니다.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극단적인 달러화 수요가 글로벌 금융시장의 혼란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무한한 '달러 발권력'을 동원할 수 있는 연준이 '비상 모드'로 전환할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연준은 이날 한국, 호주, 브라질 등 9개국 중앙은행으로 통화스와프 협정을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신흥시장에도 달러 유동성을 충분히 공급하겠다는 취지입니다.
한미 간 통화 스와프 체결은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한은과 연준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고조된 2008년 10월 30일 300억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한 바 있습니다.
연준은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을 통해 "글로벌 달러화 시장의 긴장을 완화하고, 국내외 가계·기업의 신용공급에 미칠 영향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난 15일에는 캐나다, 영국, 유럽연합(EU), 스위스, 일본 등 5개 중앙은행과의 스와프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바 있습니다.
주요국 중앙은행과의 통화스와프 조건을 완화한 것으로는 시장이 안정되지 않자,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처럼 신흥시장 등으로 대상국을 대폭 확대한 것입니다.
연준의 정책효과를 낙관하기는 이르다는 게 전문가들은 대체적인 시각입니다.
코로나19 사태가 지속하고 금융시장 전반의 '투매'가 본격화한 상황에서는 '달러화 쏠림'을 막기는 역부족이라는 것입니다.
◇ 연준, CP·MMF에 긴급 유동성…'1조2천억 달러' 정크본드 어쩌나
통화스와프가 대외적인 '달러난'에 대응한 것이라면, 기준금리 인하와 양적완화(QE)는 미국 내 자금시장의 '숨통'을 틔워주자는 포석입니다.
미국 내에서도 기업어음(CP)과 회사채 시장을 중심으로 심각한 자금압박이 이어지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연준은 지난 15일 기준금리를 1.00%포인트 파격 인하해 제로(0%) 수준으로 떨어뜨리고, 장기유동성을 대량으로 공급하는 양적완화(QE) 프로그램을 사실상 재가동했습니다.
금융위기 당시 도입한 재할인 창구(discount window)도 다시 도입했습니다.
이틀 뒤인 17일에는 '기업어음(CP) 매입기구'(CPFF)를 설치하는 방식으로, 현금 확보가 다급한 기업체까지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연준은 원칙상 상환위험이 있는 민간기업에 직접 자금을 지원할 수 없지만 '예외적이고 긴급한 상황'에서 발동되는 특별권한을 근거로 재무부의 사전승인을 거쳐 CP를 사들이겠다는 것입니다.
몇시간 뒤 '프라이머리 딜러 신용공여'(Primary Dealer Credit Facility·PDCF) 제도를 재도입하기로 했습니다. 연준의 재할인 창구를, 주요 투자은행과 증권사 등 이른바 '프라이머리 딜러'들에게 개방하는 조치입니다.
이튿날인 18일에는 '머니마켓 뮤추얼펀드 유동성 장치'(Money Market Mutual Fund Liquidity Facility)를 운영한다고 밝혔습니다. 기업어음(CP) 등 주로 단기채권에 투자하는 '머니마켓 뮤추얼펀드'가 환매 압박을 받으면서 금융권 전반으로 자금난이 확산하는 악순환을 막기 위한 장치입니다.
금융위기 이후로 도입한 각종 금융권 규제조치들도 잇따라 완화하고 있습니다. 은행의 자본·유동성 규제를 풀어줄 테니, 적극적으로 기업과 가계에 자금을 제공하라는 취지입니다.
단기 유동성은 지속해서 공급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연준의 '공개시장조작' 정책을 담당하는 뉴욕 연방준비은행은 다양한 만기물에 걸쳐 유동성을 공급하는 조치를 연일 쏟아내고 있습니다.
미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 시장을 중심으로 기존 양적완화를 웃도는 속도로 유동성을 퍼붓고 있습니다.
일각에선 투기등급 회사채 시장까지 지원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나옵니다. WSJ은 "정크본드 등급의 회사채가 1조2천억 달러 규모"라고 전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