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연기·철회에 청약미달까지…`IPO 칼바람`
입력 2020-03-19 17:49  | 수정 2020-03-19 21:22
◆ 레이더 M ◆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한 회사가 상장 일정을 연장해 달라고 거래소에 요청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자본시장이 침체되면서 기업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향후 거래소에 신규 상장 신청 기간 연장을 요청하는 회사들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조 단위 공모가 예상되는 SK바이오팜의 움직임에도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상장 준비 회사들은 상장예비심사 승인 후 6개월 안에 신규 상장 신청서를 제출해야 하며, 시장 급락 등 불가피한 사유 발생 시 한국거래소에 기한 연장 신청이 가능하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노브메타파마는 최근 한국거래소에 신규 상장 신청 기간 연장 관련 서류를 제출했다. 제출 서류엔 연장 사유, 기간, 향후 상장 추진 일정을 포함한 상장주선인 공문과 실사보고서 등이 포함됐다. 노브메타파마는 코스닥으로 이전상장을 추진 중인 코넥스 상장사이며,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이 상장주선인이다. 코스닥 상장 규정 9조1항5호에 따르면 상장예비심사 통과 법인이 시장 상황 급변 등 불가피한 사유로 신규 상장 신청 기간 연장을 신청해 거래소가 승인하는 경우엔 6개월 이내의 범위에서 연장할 수 있다.
노브메타파마는 지난해 10월 17일 거래소로부터 상장예비심사 승인 통보를 받았으며, 이달 말 수요예측이 예정돼 있다. 노브메타파마 신규 상장 신청 기한은 다음달까지다. 그런데 최근 자본시장 침체의 골이 깊어지며 기업설명회(IR)와 수요예측이 불가능해지면서 거래소에 신규 상장 신청 기간 연장을 요청하게됐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10여 개 기업이 이 규정을 적용받아 신규 상장 신청 기간을 연장했다"고 말했다. 코스닥에서 상장예비심사 통과 후 신규 상장 신청 전 단계인 회사는 카이노스메드, 에스씨엠생명과학, 압타머사이언스, 이지바이오, 엘이티, 레이크머터리얼즈, 엔에프씨, 미투젠, 나이테크 등이다. 이 회사들도 상장 신청 기간 연장 요청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코스피 상장 대어로 꼽히는 SK바이오팜도 최근 시장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은 지난해 12월 30일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으며, 주간사는 NH투자증권과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이다. 이 회사의 신규 상장 신청 기한은 6월 말까지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상장 일정은 기존 목표대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자본시장 침체가 계속되면 이 같은 일정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도 염려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대부분 기관투자가들이 최소한의 업무만 수행하고 있어, IR 등 정상적인 공모 준비를 수행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회사가 원하는 공모 가격과 시장 간에 괴리가 클 경우 SK바이오팜 상장 일정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고 전했다.
상장 철회 사례도 나오고 있다. LS그룹 계열사 LS이브이코리아는 최근 코스닥 상장을 자진 철회했다. 메타넷엠플랫폼과 센코어테크도 이달 초 코스닥 상장을 철회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코로나19 여파가 장기화될 경우 기업공개(IPO) 시장은 위축될 전망"이라며 "기관의 수요예측 참가율도 급속히 하락하고 있어 기업 가치 반영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공모청약을 진행한 화장품 소재 기업 엔에프씨 역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엔에프씨는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에서 0.44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청약 증거금은 8억원이다. 엔에프씨는 12~13일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공모가를 희망밴드 하단인 1만200원으로 확정한 바 있다.
[정승환 기자 / 박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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