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도용환의 뚝심, 5000억원 亞투자펀드 추진
입력 2020-03-19 17:48  | 수정 2020-03-19 21:22
◆ 레이더 M ◆
도용환 회장(사진)이 이끄는 국내 토종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스틱인베스트먼트가 아시아 지역 기업에 투자하는 5000억원 규모 블라인드펀드(사전에 투자 대상을 정하지 않은 펀드) 조성에 나선다. 코로나19 사태로 자본시장이 움츠러든 상황에서도 'K머니' 수출길을 타진하는 것이다. 펀드 조성 작업에 수개월 시간이 걸리는 만큼 추후 금융시장 안정 시점과 맞물려 조성 작업이 완료되면 신속한 투자 결정도 가능할 전망이다.
19일 PEF 업계에 따르면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스틱팬아시아4차산업그로쓰' 2호 펀드 조성을 위해 국내 기관투자가를 상대로 자금 모집에 들어갔다. 펀드 조성 목표 금액은 5000억원이다. 해당 펀드는 국내 기업의 아시아 지역 현지 법인과 국내 기업 연관 아시아 기업에 주로 투자한다. 국내 기업의 아시아 시장 진출 도우미 역할을 하는 한편 국내 기관투자가의 해외 대체투자 기회도 창출하게 된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이미 2007년부터 '당장 돈 안 되는' 해외 사무소를 꾸준히 늘려왔다. 중국 상하이를 비롯해 대만 타이베이, 베트남 호찌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등지에 현지 사무소를 갖추고 있다. 도 회장은 평소 "국내 경제성장률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고성장 아세안 국가 등에 자본을 수출해 국부를 증진시켜야 한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 이 같은 지론을 바탕으로 오랜 기간 해외 투자 전초기지를 구축해왔고 이를 실행에 옮기는 것이다.
스틱은 이미 2년 전 조성한 팬아시아 1호 펀드를 통해 아시아 지역 투자 활동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3170억원 규모 1호 펀드를 통해 SK그룹과 공동으로 중국 농업기업 조이비오에 투자하는 한편 스마트폰 카메라 부품기업 캠시스의 베트남 현지 법인 등에도 투자를 단행했다.2호 펀드 조성이 완료되면 아시아 지역 투자 수요가 있는 국내 기업들의 투자 동반자 역할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국내 기관투자가들은 해외 투자 대부분을 해외 운용사에 의존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해외 투자 과정에서 수수료 등이 고스란히 해외로 유출된다. 따라서 스틱 같은 국내 토종 운용사를 더 크게 육성해 점차 커져 가는 K머니 수출 창구를 다변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우람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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