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채권도 방망이 짧게"…한달새 초단기채 펀드에 5555억
입력 2020-03-19 17:46 
안전자산이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는 불안심리가 확산하는 가운데 초단기채를 담은 펀드로는 자금이 꾸준히 들어오고 있어 주목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연속 금리 인하에도 채권금리가 대폭 상승하는 극한의 변동성 장세에서 상대적 안정성이 부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은행 선물환 한도 확대 정책으로 단기채가 수혜를 입을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현금화 수요에 채권금리가 전 세계적으로 치고 올라가는 상황이라 안심할 수 없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19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초단기채 펀드로는 5555억원이 들어왔다. 개인투자자들의 매수가 쏠리고 있는 주식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하면 가장 많은 금액이 유입된 것이다. 초단기채 펀드로는 최근 일주일 새 1530억원, 연초 이후로 시계를 넓혀도 1조2520억원이 유입되면서 시장이 불안한 와중에도 꾸준히 자금을 모으고 있다.
초단기채 펀드의 최근 한 달 평균 수익률은 0.21% 수준이다. 높다고는 보기 어렵지만, 자산 종류를 가리지 않는 폭락장에서 원금을 잃지 않았다는 것만 해도 투자자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펀드별로는 신한BNPP달러화단기인컴펀드가 장단기 수익률이 가장 높았다. 이 펀드의 한 달 수익률은 4.75%, 1년 수익률은 12.43%다.
최후의 안전자산으로 남은 달러 값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달러화 단기채에 투자하는 이 펀드 수익률이 유달리 높게 나타난 것이다. 이 밖에 국내 단기채에 투자하는 펀드 가운데는 미래에셋솔로몬단기국공채펀드, BNK튼튼단기채펀드, KTB전단채펀드, 한국투자e단기채펀드가 지난달부터 본격화한 변동성 장세에서도 0.3% 내외의 성과를 냈다.
초단기채펀드는 전단채, 기업어음, 단기채권에 투자한다. 상품별로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만기가 1년 전후로 짧은 채권을 중심으로 편입한다. 채권은 잔존 만기가 짧을수록 변동성이 낮다. 미국 연준이 두 번에 걸쳐 금리를 150bp 인하했지만 도리어 금리가 치솟는 등 시장 방향성을 섣불리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이처럼 안정성이 높은 채권으로 투자금이 쏠리기 마련이다.
그러나 단기채도 안심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만기를 불문하고 채권금리가 뛰고 있기 때문이다. 금리를 진정시키기 위한 정부 정책에 기대를 걸어볼 만하지만 시장에서는 불안감이 여전하다. 전날 기획재정부가 국내 은행의 선물환 포지션 한도를 50%로, 외국계 은행 지점은 250%로 상향 조정했다. 은행으로 하여금 시장에 달러를 풀고 얻은 원화로 단기채 투자를 늘릴 통로를 확장한 것이다. 선물환과 연계되는 채권은 주로 만기 1년 이하의 단기채다.
[홍혜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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