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17세 소년 음성판정받았지만…美백악관 "코로나, 밀레니얼에 치명적` 경고
입력 2020-03-19 16:10 
18일(현지시간)백악관에서 데보라 빅스(오른쪽) 코로나19 TF팀 의료 조정관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왼쪽)주재로 열린 기자회견에 나와 "밀레니얼 세대들이 코로나19에 취약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사진 출처 = 백악관 영상 캡처]

지난 18일 한국에서 17세 소년이 폐렴 증세를 보이다가 사망해 중국발 '코로나바이러스19(COVID-19) 감염' 여부로 논란이 됐던 가운데 '밀레니얼은 코로나19 취약계층'이라는 전문가 의견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사망한 소년은 최종적으로 음성 판정을 받았다. 다만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10~30대 밀레니얼 세대에 대한 코로나19주의보가 나오고 있다.
그간 국제 사회에서는 '장수 국가'인 이탈리아의 코로나19 치사율이 높은 것을 두고 70대 이상 노인 비율이 많아서 그렇다는 분석이 적지 않았다. 또 세계보건기구(WHO)도 그간 노인을 취약 집단으로 꼽아왔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백악관 코로나19 테스크포스(TF)팀 기자회견에서는 "왜 자꾸 밀레니얼을 언급하느냐?"는 문답이 이어지기도 했다.
18일(현지시간) 데보라 빅스 코로나19 TF팀 의료 조정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재한 가운데 열린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나이들었거나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들이 특히 위험하다는 중국과 한국 초기 데이터는 일부에 불과하다"면서 "어린이가 아닌 밀레니얼 세대가 치명적일 수 있으며 (나이든 세대와 달리)불규칙적이고 산발적인 경향을 보이며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서 젊은이들이 매우 심각한 감염증세를 보인다는 보고가 나온다"고 말했다.
앞서 16일 대통령 주재 TF팀 기자회견 당시에도 빅스 조정관은 "밀레니얼 세대들께 말씀드리고 싶다. 당신들이 코로나바이러스를 박는 핵심 집단(core group)"이라고 한 바 있다. 이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10인 이상 모이는 행사를 금지한다"고 발표한 직후 나온 말이다.
이날 한 기자가 빅스 조정관에게 유독 10~30대 밀레니얼을 언급하는 이유를 묻자 박사는 "그들이 외출 중이기 때문"이라면서 "밀레니얼 세대들은 술 마시는 바나 식당, 해변에서 무리지어 만나지 않더라도 서로에게 연락하며 지내는 방법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또 그는 "밀레니얼은 가장 위대하지만 가장 위험한 세대"라면서 "감염돼서 당장은 아무렇지 않더라도 할아버지나 할머니 등 다른 세대에 퍼져 상태를 더 악화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빅스 조정관은 미국 육군 대령 은퇴 전까지 군에서 후천성 면역 결핍 증후군(HIV/AIDS)백신을 연구해온 인물이다.
18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퍼스트 도터`인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선임고문도 자신의 트위터 등을 통해 밀레니얼을 상대로 코로나19관련 예방조치를 강조하고 나섰다. [사진 출처 = 트위터]
이런 가운데 최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밀레니얼에 속하는 20~40대도 중국발 코로나19로 심각한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분석 보고서를 냈다고 현지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18일 전했다. CDC는 지난 2월 미국 내 코로나19 초기 확진자 2449명 사례를 분석한 결과 만 20~44세 환자 7명 중 1명, 많게는 5명 중 1명이 입원이 필요한 정도의 심각한 증세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 연령대 치사율은 0.1~0.2%이지만 독감보다 2배 정도 높은 수치라는 분석이다.
CDC는 "만20~44세 연령층은 치사율이 낮더라도 폐 등 다른 장기에 영구 손상을 입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18일 블룸버그 통신은 독일 글로벌데이터분석 기관 스타티스타를 인용해 "유럽에서 코로나19 피해가 집중된 이탈리아의 경우 환자 2만8000여명 중 4분의 1이 만19~50세"라고 전했다.
지난 18일부로 전세계에서 중국발 코로나19 확진자가 20만명을 넘어섰다. [사진 출처 = 미국 존스홉킨스 의대 데이터시스템]
중국발 코로나19가 특정 세대에게 더욱 치명적인지 여부는 현재로서는 명확히 알 수 없다. 다만 감염률과 별개로 치사율은 만70세 이상이 높다. 전세계에서 유독 치사율이 높은 이탈리아(18일 기준 8.32%)도 사망자의 90%가량이 70대 이상 고령층에 집중된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 기준 이탈리아의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중(23%)은 일본(28.4%)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다.
이런 사정을 감안해 궁여지책으로 노인 의무 격리 정책도 나온다. 남미 콜롬비아에서는 지난 17일 이반 두케 대통령이 국가 비상사태 선언과 더불어 "지금 가장 취약한 계층이 우리의 할머니·할아버지들"이라면서 "만 70세 이상 어르신들은 오는 20일 오전 7시부터 5월 31일까지 생필품 구매 등을 제외하고는 집이나 의료 기관에 의무 격리된다"고 밝혔다. 영국에서도 보리스 존슨 총리가 '만 70세 이상 노령층 4개월 의무 격리'를 유력 검토 중이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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