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코로나가 서울 집값 잡았다…9개월여만에 보합 전환
입력 2020-03-19 15:33 
서울 지역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 = 강영국 기자]

정부의 연이은 부동산 규제 정책에도 꺾일 줄 모르던 서울 아파트값이 코로나 사태가 본격화되면서 9개월여만에 상승세를 멈췄다. 이날 역대급으로 뛴 아파트 공시가격이 발표되자 "집값은 떨어지는데 세금은 오른다"는 불만이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19일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3월 셋째주 주간아파트 가격동향(3월16일 기준)에 따르면 서울 매매가 상승률은 지난주 0.02%에서 이번주 0.00%로 하락해 보합세로 전환됐다. 지난해 7월 첫째주 상승세로 전환된 이후 약 9개월(37주)만이다.
고가아파트 대출규제에 코로나19사태가 겹치면서 매수심리가 얼어붙은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의 '급급매물'거래가 서울 집값 상승세를 멈춰세웠다는 분석이다. 강남구와 서초구는 이번주 -0.12%를 기록해 지난주(-0.06%) 대비 하락폭이 2배로 커졌다. 송파구(-0.08%)도 반포·잠실동 등 일부 단지에서 최고가 대비 10% 이상 저렴한 급매물이 거래되며 하락폭이 확대됐다.
지난달 중순 서초구 반포동 반포리체(전용 84㎡)는 21억7000만원에 거래돼 3개월 전 같은 면적 매물이 26억8000만원에 거래된 것보다 5억1000만원이 떨어졌다.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전용 84㎡)도 16억원에 거래돼 지난해말 거래(21억원)보다 5억원이나 하락했다.
전국 아파트 가격 변동률 [사진 = 한국감정원 제공]
마용성 등 강북 주요 지역도 상승폭이 점차 줄어 보합권으로 진입하고 있다. 마포구(0.04%), 성동구(0.02%), 용산구(0.02%) 등 대부분 지역은 상승폭이 꾸준히 줄어들고 최근 재건축 안전진단 통과 등 호재가 있는 양천구(0.01%)까지도 상승세가 꺾였다.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도 상승폭이 조금씩 줄었다.
조정대상지역 확대, 자금출처 계획서 강화 등 규제 직격탄을 잇달아 맞은 '수용성' 급등세도 가라앉는 분위기다. 수원(0.75%)·용인시(0.48%)는 시장분위기가 위축되며 상승폭이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2·20대책에서 새로 조정지역으로 지정된 안양시(0.34%)와 의왕시(0.38%)도 상승폭이 소폭 감소했다.
반면 수도권내 비규제 지역 상승폭은 계속 확대되면서 '제2의 풍선효과'가 가시화되는 분위기다. 특히 인천은 지난주 0.38%에서 이번주 0.53%로 상승폭이 확대돼 대표적인 풍선효과 수혜지역으로 꼽힌다. 지방은 지속적인 강세를 보이고 있는 대전(0.46%), 세종(1.00%)를 제외하면 주춤한 분위기다. 특히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 대구(-0.05%)의 하락폭이 확대됐다.
한편 이날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2월 주택 매매 거래량이 11만5264건으로 역대 2월 거래량 중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부 집계는 신고일 기준이므로 코로나 사태가 본격화되기 전인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 계약분이 포함된 숫자다. 이달 13일부터 자금조달 계획서 제출 범위가 확대(조정대상지역 3억원 이상)되며 서둘러 계약을 체결하려는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정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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