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중국 바이러스`는 인종차별이라는 WHO…트럼프에 "말조심하라" 경고
입력 2020-03-19 11:15 
마이크 라이언 WHO 긴급대응팀장 [로이터 = 연합뉴스]

세계보건기구(WHO)가 연일 '중국 바이러스' 발언을 고집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그렇게 부르는 것은 옳지 않다"며 공개적으로 일침을 가했다.
WHO 긴급대응팀장을 맡고 있는 마이크 라이언 박사는 18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논란을 일으킨 발언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의도치 않은 인종 차별(racial profiling) 행위가 될 수 있다"면서 "'중국 바이러스'라고 부르지 말아야한다"고 경고했다.
라이언 박사는 이어 "바이러스에는 국경도 없고 국적도 없다. 피부색과 빈부격차도 고려하지 않는다"면서 "질병과 연관된 것처럼 특정 개개인을 차별하지 않도록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를 조심해야한다"고 답했다. 그는 "이런 식으로 질병을 특정짓는 행동은 외국인 혐오를 야기할 수 있다"면서 "지금은 서로간에 연대하고, 사실을 추구하며, 함께 앞으로 나아가야 할 시간"이라고 호소했다.
WHO는 그전까지 '우한 바이러스' '중국 바이러스'라고 불리던 명칭을 지난달 11일(현지시간) 'COVID-19'로 바꿔 부르겠다고 공식 발표한 바 있다. 코로나(corona)의 'CO'와 바이러스(virus)의 'VI', 질병(disease)의 'D'를 합친 뒤 2019년에 발병했다는 뜻에서 '19'를 추가했다. 당시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특정 지명이나 동물, 인종, 집단을 뜻하지 않아야 한다는 기준에 따라 명칭을 바꿨다"면서 "오명을 씌우거나 부적절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본인의 트위터에 "중국 바이러스에 피해를 입은 항공산업을 강력히 돕겠다"고 발언해 논란을 불렀다. [사진 출처 = 트위터 캡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중국 바이러스(Chinese Virus)에 피해를 입은 항공산업 등을 강력히 돕겠다"며 표현에 대한 논란을 일으켰다. 익일 백악관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 브리핑에 참석해서도 "그 질병이 중국에서 왔으니 매우 정확한 표현이라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최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우한 바이러스를 처음으로 인지한 곳은 중국 정부"라며 '우한 코로나바이러스'라는 명칭을 강조해왔다.
이에 대해 중국 정부는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으며 "저의가 있는 발언"이라고 즉각 반발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2일 "미군이 우한에 코로나19를 가져왔을 것"이라는 황당한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고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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