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전시 대통령" 선언한 트럼프…"중국 바이러스는 정확한 표현"
입력 2020-03-19 10:3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 백악관 브리핑에서 "나는 어떤 의미에서 전시 대통령"이라며 코로나19와 싸우기 위해 마스크, 인공호흡기 등 방역장비 생산량 증대를 위해 국방물자생산법을 발동하겠다고 선언하고 있다. [UPI =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에 대한 대응기조를 180도 바꿔 스스로 '전시 대통령(Wartime President)'을 자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국방물자생산법을 가동해 마스크, 인공호흡기 등 방역 장비 생산을 확대하겠다고 선언했다. 국방물자생산법은 1950년 한국전쟁 당시 전쟁물자 생산을 늘리기 위해 만들어진 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고 속도로 권한을 사용할 것"이라며 "우리는 수백만장의 마스크가 필요하고 인공호흡기도 더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애초 국민 1인당 1000달러씩 지급하려던 코로나19 긴급 생활자금도 금액과 횟수를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은 설명했다.
그는 '지금 미국은 전시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실질적으로 그렇다"면서 "나는 어떤 면에서 전시 대통령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이어 "매우 힘든 상황이지만 미국인들은 믿을 수 없이 잘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미 국방부는 군용 마스크 500만개와 특수 산소호흡기 2000개를 보건당국에 제공키로 결정했고, 코로나19 이외의 환자를 돕기 위해 병원선도 뉴욕에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날이 따뜻해지는 4월이면 코로나는 종식될 것"이라고 했고, 중국에 대해서도 "매우 잘 대처하고 있다"고 추켜세웠다. 하지만 미국내 감염자가 3월 들어 폭증해 이날까지 8000명 선을 돌파하는 등 상황이 급변하자 대응 기조도 완전히 달라진 것이다.
이를 두고 애초 코로나19 공포를 축소하려던 트럼프 대통령이 전략을 급선회해 전쟁에 준하는 위기를 극복한 대통령 이미지를 노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중국과의 긴장을 높이기 시작했다. 그는 며칠 전부터 코로나바이러스 대신에 '중국 바이러스(Chinese Virus)'라고 표현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인종적 개념이 아니냐는 질문이 나오자 트럼프 대통령은 "전혀 인종주의가 아니다"라며 "중국에서 왔기 때문에 정확하게 하고 싶은 것일 뿐"이라고 답했다. 이어 "중국은 어느 시점에 미군 때문이라고 주장하려다가 지금은 멈춘 것 같다"며 "그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외교부마저 동참한 '음모론'을 차단하기 위한 적극적 대응이라는 설명이지만 일각에선 초기 대응 실패론을 차단하기 위해 외부로 시선을 돌리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한편 이날 상원은 유급병가 확대, 코로나 무료검사, 실업보험 강화 등의 내용을 담은 1000억 달러 규모의 긴급예산 지원법을 통과시켰다. 1조 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담은 추가 예산법안도 서둘러 논의할 예정이다.
[워싱턴 = 신헌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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