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4·15 총선] 한국당 공관위, 비례대표 후보 4∼5명 조정…공천 갈등 '수습'
입력 2020-03-19 08:28  | 수정 2020-03-26 09:05

미래통합당의 비례대표용 위성·자매정당인 미래한국당과 통합당 사이의 비례대표 후보 공천 둘러싼 갈등이 일단 수습 국면에 들어갔습니다.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자 공천관리위원회는 어제(18일) 오후 2시부터 9시쯤까지 영등포 당사에서 회의를 열어 지난 16일 발표한 비례대표 후보자 명단을 다시 논의했습니다.

앞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가 비례대표 후보 중 당선권(20번) 내 5명 이상의 교체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재의를 요구한 데 대한 후속 조치입니다.

공관위는 회의 결과 비례대표 후보자 명단을 조정, 윤봉길 의사의 장손녀 윤주경 전 독립기념관장을 총선 당선권(20번) 내로 재배치했다고 밝혔습니다.


공 위원장은 윤 전 관장이 몇번에 배치됐는지는 밝히지 않았으나 애초 명단에서 1번에 배치됐던 조수진 전 동아일보 논설위원의 순번은 유지됐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순번 조정 규모를 묻는 질문에는 "4∼5명"이라고 답했습니다.

공 위원장은 '명단 변경에 대해 통합당이 동의했나'라는 질문에도 "대부분 그렇다. 문제가 생기면 고집을 부리지 말고 유연하면 더 나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말해 최고위의 요구를 상당부분 수용했음을 시사했습니다.

최고위의 재의 요구는 애초 발표한 비례후보 명단에 대해 황교안 대표를 비롯해 '모(母) 정당'인 통합당의 강력한 반발 이후 이뤄졌습니다. 통합당은 자당 영입 인재 대다수가 배제된 비례후보 명단이 발표되자 "미래한국당 한선교 대표의 천하의 배신", "한선교의 쿠데타" 등의 반응이 나왔습니다.

앞서 발표된 미래한국당의 비례대표 후보 공천 명단에는 당선권에 통합당의 영입 인재가 단 1명(정선미 변호사·17번)만 포함됐습니다. '비례대표 1번'으로 거론되던 윤봉길 의사의 장손녀 윤주경 전 독립기념관장은 당선이 불투명한 21번을 받았습니다. 이외 통합당 영입 인재 대부분이 20번대나 순위 계승 예비 명단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그러나 이날 공관위 회의에서 조정된 4∼5명 중 상당수는 통합당 영입 인재로, 통합당 측의 주장대로 통합당의 영입 인재를 대폭 중용된 것으로 보입니다.

공천의 키를 쥔 공병호 공관위원장은 이날 아침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스스로 "난 아주 유연한 편"이라며 부적격 사유가 명확한 후보의 교체 및 일부 후보의 순번 수정을 수용하겠다고 밝혀 최고위의 요구를 어느 정도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공 위원장은 전날까지만 해도 공천 변경 요구에 "공당이 동아리냐", "결과를 부정하고 싶다면 날 자르고 다시 공관위를 만들어야 한다"는 등의 격한 반응을 보였지만, 하루 사이 "부적격 사유가 확실한 분들은 최고위 (재의 요구)안을 적극적으로 수용할 것"이라며 한층 전향적으로 태도가 바뀌었습니다.

공관위 회의에 앞서 열린 최고위에 참석했던 정운천 최고위원은 이날 오후 최고위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후보 교체 요구에 대한 공 위원장의 반응에 대한 질문에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공관위와) 비공식적으로 많은 이야기가 오고 갔다"며 공 위원장과 사전 교감이 이뤄졌음을 시사하기도 했습니다.


통합당이 만족할만한 수준의 교체·수정을 하는지는 이번 갈등의 봉합 여부를 가르는 중대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지만 공 위원장은 최고위의 재의 요구 규모와 교체 규모를 정확히 밝히지 않으면서 "구체적인 것은 내일 마무리작업 돼야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통합당이 미래한국당을 향해 강력한 명단 수정 압박을 가했고 공 위원장도 '유연한 태도', '더 나은 결과'를 언급한 만큼 미래한국당이 갈등을 격화시키기 보다는 봉합하는 쪽으로 결정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통합당 박형준 공동선대위원장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미래한국당의 공천을 "통합당 자체를 무시하는 공천", "사천의 위험" 등을 거론하며 작심 비판한 뒤 "총선 승리를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내부의 갈등을 표출 시켜 총선의 승리에 저해가 되는 일을 하고 있다는 자각이 필요하다"고 쏘아붙였습니다.

특히 통합당은 수정된 비례후보 명단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미래한국당을 아예 위성정당에서 배제하는 특단의 방안까지 고려한다며 압박에 나섰습니다.

황교안 대표도 전날 자신의 출마지인 종로에서 기자들과 만나 자체 비례대표 후보를 내는 방안에 대해 "가능하다. 불가능하지 않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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