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글로벌 증시, '반짝' 반등 하루 만에 급락세…다우 2만 붕괴
입력 2020-03-19 07:20  | 수정 2020-03-26 08:05

글로벌 증시가 경기부양책 기대감에 '반짝' 반등한 지 하루 만에 급락세로 돌아섰습니다.

뉴욕증시도 장중 폭락하면서 일시적으로 거래가 중단되는 '서킷브레이커'가 또다시 발동됐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 속에 급락세가 되풀이되는 흐름입니다.

국제유가도 배럴당 20달러를 위협받는 선까지 폭락했습니다. 안전자산인 금과 미 국채 가격도 큰 폭 하락했습니다. 투자자들이 모든 자산을 팔아치우면서 현금화에 나서고 있는 셈입니다.


미국을 중심으로 세계 각국이 전방위적인 부양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투자자들의 공포감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다우지수 3년만에 '2만 고지' 무너져

현지시간으로 오늘(18일)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1,338.46포인트(6.30%) 떨어진 19,898.92에 마감했다. 장중 2,300포인트 이상 밀렸다가 장 막판 낙폭을 줄였습니다.

이로써 '트럼프 랠리'의 출발점으로 상징되는 '2만 고지'는 힘없이 무너졌고, 다우지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2017년 1월 수준으로 되돌아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전날인 2017년 1월 19일 19,732에 마감한 다우지수는 1월 25일 사상 처음으로 20,000선을 뚫으면서 가파른 랠리를 이어왔습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131.09포인트(5.18%) 내린 2,398.10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344.94포인트(4.70%) 내린 6,989.84에 마감했다. 나스닥지수가 6,000대로 내려앉은 것은, 지난 2018년 1월 2일 사상 처음으로 7,000선을 웃돈 이후로 처음입니다.

뉴욕증시는 오전부터 급락세를 보이다가 오후 들어 낙폭을 확대했습니다.

점심 무렵엔 S&P500지수가 7% 이상 밀리면서, 15분간 거래가 중단되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기도 했습니다.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것은 최근 열흘간 벌써 네 번째입니다.

앞서 마감한 유럽 주요국 증시도 4~5%대 낙폭을 기록했습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4.05% 하락한 5,080.58에,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5.94% 빠진 3,754.84에,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5.56% 내린 8,441.71로 각각 마감했습니다.

유럽 내에서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심각한 이탈리아 밀라노의 FTSE MIB는 1.27% 하락한 15,120.48을 기록, 상대적으로 낙폭이 덜했습니다.

범유럽지수인 유로 Stoxx 50지수는 2,388.66으로 5.61% 내렸습니다.


◇ 투자자, 원유·금·미국채 다 팔아치웠다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원유 시장에서 극명하게 드러났습니다. '코로나19 사태'가 지속하는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유가 전쟁'까지 더해지면서 낙폭이 더욱더 가팔라진 흐름입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24.4%(6.58달러) 미끄러진 20.37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2002년 2월 이후 약 18년 만의 최저수준이자 역대 3번째 최악의 날입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5월물 브렌트유는 오후 5시 15분 기준 배럴당 7.73%(2.22달러) 하락한 26.51달러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WTI와 브렌트유는 지난주 각각 22%와 24%의 폭락세를 기록했습니다. 이번 주 들어서도 국제유가는 WTI가 16일 9.6%, 17일 6.1%나 각각 하락하는 등 폭락세를 이어갔습니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올해 1분기 WTI는 배럴당 22달러, 브렌트유는 20달러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습니다. WTI는 이미 골드만삭스의 전망치 밑으로 하락했으며, 브렌트유도 전망치에 근접하고 있습니다.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과 미 국채 시장에서도 매도세가 우세했습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금은 전날보다 온스당 3.1%(47.90달러) 하락한 1,477.90달러를 기록했습니다.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미국 국채금리도 0.26%포인트 급등한 1.26%를 기록했습니다. 채권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원유뿐만 아니라 미 국채까지 동시에 팔아치우고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한때 10%가량 상승한 85선까지 오르면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변동성지수(VIX)는 지난 16일 82.69로 치솟으면서 2008년 11월 금융위기 당시의 기록(80.74)을 웃돈 바 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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