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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의 공과’ 이정후 “나를 본보기 삼아 베이스 확실히 밟길” [현장인터뷰]
입력 2020-03-19 00:00 
키움 히어로즈 선수단이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실전 감각을 회복하기 위해 자체 청백전을 가졌다. 5회까지 진행된 경기에서 0-0 무승부로 끝난 가운데 이정후가 방송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서울 고척)=김영구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고척) 안준철 기자
저를 본보기 삼아서 형들도 베이스 확실히 밟으셨으면 합니다.”
‘안타 머신이자 ‘안타 귀신인 이정후(22·키움 히어로즈)가 자체 연습경기에서 안타를 때리고 베이스를 제대로 밟지 않는 ‘누의 공과를 범하고 말았다. 리그를 대표하는 교타자의 실수였지만, 자체 연습경기에서 나온 게 다행스러운 일이기도 했다. 이정후도 느낀 바가 많았다.
이정후는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자체 청백전에 원정팀(상의 버건디 유니폼)의 3번 좌익수로 선발 출장했다. 첫 타석이었던 1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좌중간 방면 안타를 때려냈지만 누의공과 판정을 받고 말았다. 1루를 거쳐 2루로 가는 상황에서 1루를 제대로 밟지 않았다는 심판의 판단이었다. 이정후는 가볍게 항의를 했지만, 곧바로 더그아웃으로 들어갔다.
이날 5회까지 치른 청백전은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물론 승부가 중요한 건 아니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시범경기가 전면 취소되고, 정규시즌 개막이 잠정 연기된 상태에서 자체 연습경기만이 실전 감각을 유지하기 위한 유일한 방편이다. 다만 긴장감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정후의 누의 공과도, 그런 맥락에서 봐야 할 부분이었다. 경기 후 이정후는 말 그대로 누의 공과였다. 뒷발로 베이스를 밟진 않고 스치면서 지나갔다. 심판도 사람이다 보니 보기가 쉽지 않으셨을 것이다. 비디오 판독도 되지 않는다. 확실하게 밟는 게 낫다. 저를 본보기로 형들도 잘 밟았으면 좋겠다”고 덤덤히 말했다.
애초 16일 고척돔에서 국내 첫 자체 연습경기를 가질 예정이었던 키움은 2군 선수의 발열 증상으로 인해 급하게 일정을 취소했다. 다행히 해당 선수의 코로나19 검사가 음성으로 나오면서 가슴을 쓸어내렸다.
키움으로서는 지난 8일 대만 스프링캠프 마지막 자체 청백전 이후 첫 실전이었다. 이정후도 오랜만에 고척돔에서 경기를 하니 기분이 좋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열흘 만에 실전을 치르는거라 투수들 공도 좀 보려고 했다. 오랜만에 첫 타석 치고는 낯설지가 않았다. 좋은 타구 만들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자체 청백전이라 긴장감도 떨어지고, 예년과 달리 집중력이 덜어질 수 있다. 이정후는 긴장감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프로니까 긴장감도 알아서 다 가지고 경기에 임해야 안 다친다고 생각한다”며 경기할 때만큼은 더 집중했다. 또 첫 (국내) 경기이다보니까, 첫 경기에 부상 같은 걸 당하면 이후 일정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경기 전에 선수들끼리 더 집중하자고 얘기 나눴다”고 말했다. 물론 컨디션 조절은 어렵다. 그는 개막이 정해져 있지 않으니까, 그냥 하루하루 코치님이 주시는 스케줄대로 열심히 소화하고 있다. 어렵다”고 밝혔다.
그래도 팬들 앞에서 야구를 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다. 이정후는 모든 의료진께서 고생 많이 하는걸로 알고 있다. (야구를)빨리 안 하고 싶어서 안 하는게 아니지 않냐”며 우리나라는 (의료와 방역이) 잘 되어 있다고 들었다. 그렇기 때문에 저희도 스스로가 몸을 잘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빨리 사태가 진정되서 팬들과도 야구장에서 만날 수 있는 날이 오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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