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요양병원서 코로나19 무더기 확진…방역당국 "대책 보완"
입력 2020-03-18 19:34  | 수정 2020-03-25 20:05

대구를 중심으로 요양원·요양병원 등 취약시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 환자가 무더기로 나오면서 방역당국이 긴장하고 있습니다.

방역당국은 코로나19 장기전에서 고령자나 기저질환자 등 고위험군의 사망을 줄이는 것이 최우선 목표인 만큼 대구 지역 전수조사·전국 표본조사 진행 후 고위험 시설에 대한 대책을 다시 점검한다는 방침입니다.

18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이날 대구시 고위험 집단시설 전수조사를 통해 대구 서구 한사랑요양병원에서 종사자 17명, 환자 57명 등 74명의 확진자가 확인됐습니다. 한사랑요양병원 외에도 북구 소재 배성병원(7명), 수성구 수성요양병원 (4명), 동구 진명실버홈(1명), 수성구 시지노인병원(1명)에서 확진 사례가 확인됐습니다.

요양병원은 여러 명이 함께 생활하는 다인실이 많고, 입원 환자도 기저질환이 있는 고령자인 경우가 많아 감염 관리에 취약합니다.


확진자가 나오면 실내 공간을 함께 쓰는 다른 환자로 전파가 쉽게 되고, 입원 환자가 감염되면 금세 위중 환자가 됩니다.

이날 오전 칠곡 경북대병원에서 숨진 A(69)씨도 대구 김신요양병원에 입원해있다가 지난달 25일 확진 판정을 받았고, 전날 숨진 2명도 요양 시설에 있던 환자였습니다. 요양병원은 아니지만 비슷한 환경이었던 경북 청도대남병원에서는 119명의 확진자가 나왔고 이 중 7명이 숨진 바 있습니다.

코로나19에 걸렸을 때 초기 증상을 파악하기 힘든 것도 문제입니다.

이날 대규모 환자가 발생한 한사랑요양병원에서는 간호사 등 의료인력이 조사 전 증상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지만, 증상이 경미해 조사 전에는 자신의 증상을 코로나19와 연관 짓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입원 중인 환자들도 발열 등의 증상이 특별히 없었고, 기존 약물치료를 하고 있기 때문에 전수조사 전 조기 발견이 어려웠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현재까지 대구시의 고위험 집단시설에 대한 전수조사는 30%가 완료된 수준이어서 앞으로 조사 결과에 따라 시설에서 확진 환자가 무더기로 나올 가능성이 남아있습니다.

전국적으로는 요양병원에 입원한 환자 중에서 폐렴이 보고된 환자에 대한 검사가 진행 중입니다. 방역당국은 전체 요양시설 종사자 중 10% 정도에 대해 표본조사를 해서 감염여부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방역당국은 취약시설에 대한 모니터링을 면밀하게 진행하고, 조사 결과에 따라 대책을 보완할 예정입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이날 충북 오송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현재 요양시설에 대해서는 엄격하게 면회나 외출 같은 외부인의 출입을 금지하고 있다"며 "종사자는 매일 발열과 증상 체크를 하고 조금이라도 이상이 있으면 자가격리하고 업무 배제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전수조사한 결과가 나오면 (그동안 대책에)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왜 조기에 인지하기가 어려웠는지에 대해 면밀히 살펴보고 대책을 보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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