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신용등급 강등위기` 롯데쇼핑…무디스에 신용평가 철회 요청
입력 2020-03-18 17:41  | 수정 2020-03-18 23:50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롯데쇼핑 신용등급을 철회했다고 18일 밝혔다. 신용등급 하향 조정은 실적 하락이 예상될 때 이뤄지지만 신용등급 철회는 대상 회사가 직접 철회를 요청하면 이뤄진다.
그동안 무디스는 롯데쇼핑 신용등급을 투기등급 직전인 'Baa3'로 매기고 있었다. 또한 무디스는 지난달 롯데쇼핑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하며 등급 하락을 예고했다. 이날 롯데쇼핑 주가는 전일 대비 5.91% 하락한 7만원에 장을 마쳤다. 사상 최저치다.
유완희 무디스 선임연구원은 당시 "롯데쇼핑 부채 비율이 지난해 상당히 악화된 데 이어 앞으로 1~2년 동안 높은 수준에 머무를 것이라는 예상을 반영한 것"이라며 "롯데쇼핑이 계획하는 구조조정으로 향후 2~3년에 걸쳐 수익성이 개선될 수 있지만 불확실성과 이행 리스크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이날 "앞으로 달러 표시 회사채를 발행할 계획이 없어 무디스에 등급 철회를 요청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롯데쇼핑이 자금 조달 계획이 없어 신용등급을 철회한 것만은 아니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롯데쇼핑이 그동안 받고 있던 'Baa3' 등급은 투기등급 바로 위 등급이다. 조만간 롯데쇼핑이 투기등급으로 조정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었다.

27일 롯데쇼핑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악재를 해소할 필요가 있었다. 국민연금은 최근 롯데쇼핑 주식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로 전환했다. 국민연금은 롯데쇼핑 지분 6.10%를 보유하고 있다. 롯데쇼핑 주가는 지난 한 달 사이 35.9% 폭락했다.
문제는 롯데쇼핑 실적이 당분간 개선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유통업 전반에 걸쳐 앞으로 1~2년 사이 실적 개선이 어렵다고 신용평가사는 전망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무디스는 이마트 신용등급을 투기등급에 해당하는 'Ba1'으로 강등했다. 또한 무디스는 이마트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부여해 추가 강등을 예고한 상태다. 유완희 선임연구원은 "이마트는 핵심 사업인 대형마트에서 어려움이 계속되는 가운데 높은 수준의 투자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규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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