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공시지가 인상에 코로나까지…전문가들 "급매 늘고 가격 하락할 것"
입력 2020-03-18 16:02 
서울 강남권 주택 단지 전경 [사진 = 이미연 기자]

올해 서울의 고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공시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고가주택 보유자와 다주택자의 보유세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종합부동산세를 올리는 세법이 아직 국회를 통과하지 않았지만, 현행 세율대로 보유세를 계산하더라도 세부담 상한까지 세금이 늘어나는 경우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12.16대책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강남권 등 고가 아파트 시장이 급속히 얼어붙고 있는 가운데, 보유세 부담이 더해지면서 주택 매도에 나서는 다주택자들이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도 내놓고 있다.
18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0년 공동주택 공시가격'의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올해 공시가격이 25억7400만원으로 작년보다 35.2% 오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95㎡는 지난해 보유세(재산세+종부세)가 1123만원이었으나 올해 1652만5000원으로 529만원 가량 오른다.
[자료 = 국토부]
올해 공시가격이 21억1800만원으로 작년 대비 40% 넘게 상승한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84.99㎡ 보유세는 지난해 695만3000원에서 올해는 1018만원으로 323만원을 더 내야한다.
마포 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39㎡는 지난해 공시가격이 9억원 이하로 종부세 없이 재산세만 246만원가량 납부했으나, 10억원대에 진입한 올해는 종부세까지 총 354만원의 보유세를 내야 한다.
다주택자는 보유세 부담이 가중된다. 개포 주공1단지(전용 50.64㎡)와 아크로리버파크(전용 84.95㎡)를 보유한 2주택자는 두 아파트의 공시가격 합산이 지난해 30억4800만원에서 올해 41억7000만원으로 오르면서 보유세가 작년 3818만원에서 올해 6325만원으로 상승한다.
앞서 언급한 사례인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개포 주공1단지와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84㎡까지 3가구를 보유한 3주택자일 경우라면 보유세가 지난해 5279만원에서 올해는 8624만원까지 증가한다.

전문가들은 최근 코로나19 영향으로 강남권을 중심으로 집값이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이날 공시가격 발표를 기점으로 급매물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공시가격 6억원 초과 주택은 임대사업등록을 해도 종부세 합산 배제 효과가 없는데다가 인기지역 물량을 2채만 갖고 있어도 보유세 부담이 만만치 않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12.16대책에서 10년 이상 보유주택을 매도하는 다주택자에 대해서는 올해 6월 말까지 양도소득세 중과를 유예해준 상태라 그 전에 매도에 나서는 다주택자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있다.
특히 보유세 기준일(6월1일) 이전인 5월 말까지 매도가 완료되면 올해 늘어난 보유세를 피할 수 있기 때문에 이달 말부터 5월까지 급매물이 급증할 가능성이 있다.
조은상 리얼투데이 실장은 "한은의 금리인하는 부동산 시장에 호재인 것은 맞지만 코로나19로 전반적인 경기침체인 시국이다. 저금리로 인한 유동자금의 부동산시장 유입과 이로 인한 부동산 가격 상승은 예상하기 힘들다"며 "이번 공시지가 인상으로 인한 급매보다는 사정이 급한 일부 다주택자들의 물건이 일부 나올 것으로 보이지만, 시장 전반적으로는 당분간 관망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몰아진 경기 한파 극복을 위해 전세계적으로 금리 인하를 단행하고 있고, 지난 16일 한국은행도 전격 금리를 내렸지만 저금리로 인한 유동자금이 부동산으로 흘러갈 것이라는 전망에는 아직 힘이 실리고 있지 않다. 글로벌 경제위기가 현실화할 경우 장·단기간 집값 급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경기 위축(거시경제의 하방 리스크와 금융시장의 변동성 우려 등)에 따른 구매력 감소와 부동산 시장의 냉각 가능성을 높이는 감염공포가 부동산 수요의 관망과 심리적 위축을 부르는 상황"이라며 "공시가격 인상에 따른 세 부담이 동시에 가중되며 향후 주택시장은 거래량 감소와 함께 가격급등 피로감이 거세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디지털뉴스국 이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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