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유니버설 "극장· VOD 동시 개봉"…할리우드도 바꾼 코로나19
입력 2020-03-18 11:42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미국 내 극장과 공연장에 관객들의 발길이 끊긴 가운데 유니버설 픽처스가 극장과 VOD에서 영화를 동시 개봉하겠다고 발표했다. [사진 출처 = 유니버설 픽처스 트위터 캡처]

코로나19 사태로 세계 문화계 판도가 온라인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극장과 공연장에 관객들의 발길이 끊기면서 온라인 시장이 주 무대로 떠오른 것이다.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 15일(현지시간) 향후 8주간 50명 이상이 모이는 행사를 열지 말라고 권고했다. 같은 날 빌 드 블라시오 뉴욕 시장과 에릭 가세티 LA 시장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각 도시의 영화관 등 대중이 모이는 시설들을 폐쇄하라고 명령했다.
사실상 미국 내 극장 방문이 어려워지자 할리우드 메이저 배급사인 유니버설 픽처스는 영화를 극장과 VOD에서 동시 개봉한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NBC유니버설은 현재 코로나 사태로 영화를 보는 것이 더 어려워 짐에 따라 극장 개봉과 같은 날에 영화를 집에서 볼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유니버설 픽쳐스는 북미 기준 오는 4월 10일 개봉 예정인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트롤:월드투어'부터 극장과 VOD에서 동시 개봉할 계획이다. 아울러 현재 극장가에 개봉된 영화 '인비저블맨'과 '더 헌트', '엠마' 등에 대해서도 오는 20일부터 VOD 서비스를 개시할 방침이다. 해당 서비스는 19.99달러를 지불하고 48시간 동안 원하는 영화를 대여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유니버설 픽쳐스 모회사인 NBC유니버설 CEO 제프 쉘은 "영화 개봉을 연기하는 대신 변화된 환경에 맞춰 사람들이 극장뿐만 아니라 집에서도 저렴하게 영화를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며 "사람들이 영화를 보고 싶어 하지만 보러 가기 어려운 상황임을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디즈니의 '블랙 위도우'와 '뮬란'을 비롯해 '분노의 질주:더 얼티메이트', '007 노 타임 투 다이' 등 상반기 화제작들의 개봉 연기가 연이은 가운데 유니버설 픽처스의 선택은 매우 도전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통상 영화계는 극장 수익을 위해 개봉 후 90일 이후 VOD 서비스를 시작한다.
해외 누리꾼들은 유니버설 픽쳐스의 결정에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다른 영화 스튜디오들도 이러한 조치를 따랐으면 좋겠다"(Kell****), "와 좋다. 사람들은 더 이상 극장에서만 영화를 볼 이유가 없다"(phut****) 등의 긍정적인 의견들도 있었지만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누리꾼들은 "나는 트롤을 너무 좋아하지만 홈 TV에서 19.99 달러를 충전하기보단 비디오가 나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구입하겠다. 몇 달러만 더 내면 소유할 수 있지 않냐"(caug ****), "빌리는데 19.99달러라니.."(Scot****), "좋은 방법이지만 20달러는 조금 비싸다. 가격을 절반으로 줄여라"(AriA***)등 가격이 합리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런던 웨스트엔드와 연극, 뮤지컬계의 양대 산맥으로 꼽히는 뉴욕 브로드웨이도 온라인상에서 공연을 펼치고 있다.
'겨울왕국' 엘사 목소리로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은 이디나 멘젤을 포함해 오드라 맥도널드, 크리스틴 체노웨스, 켈리 오하라 등 브로드웨이 스타 배우들은 지난 16일(미국 동부 현지시간) 밤부터 이틀간 온라인 자선 공연을 시작했다.
해당 공연은 평상시 브로드웨이 공연이 열리는 오후 2시와 8시에 '액터스 펀드'(The Actors Fund) 유튜브 채널과 플레이빌닷컴,브로드웨이월드닷컴을 통해 공개된다.
이 공연은 브로드웨이 극장가 폐쇄로 경제적 타격을 입은 배우들을 돕기 위한 기금 마련을 취지로 진행됐다. 실제로 실시간 유튜브 방송 중 시청자들의 기부행렬이 그대로 방송에서 전해졌다.
18일(한국시간) 유튜브 `액터스 펀드` 채널에서 진행된 브로드웨이 스타 배우들의 온라인 자선 공연. 이 공연은 극장가 폐쇄로 경제적 타격을 입은 배우들을 돕기 위해 마련됐다. [사진 출처 = 유튜브 채널 `액터스 펀드` 캡처]
팝스타들의 '온라인 콘서트'도 화제다.
세계적인 밴드 콜드플레이 보컬 크리스 마틴은 지난 16일 인스타그램 라이브를 통해 히트곡 '옐로'와 데이비드 보위 '라이프 온 마스' 등을 부르며 가상 콘서트를 열었다.
코로나19 여파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투어 일정을 취소했던 영블러드는 유튜브를 통해 '더 영블러드 쇼'를 생중계했다.
싱어송라이터 엘디바인은 오프라인 투어를 못하는 대신 16일부터 오는 30일까지 인스타그램, 트위터, 페이스북, 틱톡, 유튜브로 다섯 차례에 걸쳐 공연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클래식 음악계도 온라인으로 팬들을 만난다.
독일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지난 12~14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사이먼 래틀 지휘의 공연을 무관중 온라인 중계로 진행했다.
베를린 필은 코로나19 여파로 약 한 달간 공연을 중단했으며 팬들을 위해 온라인으로 지난 60년간 베를린필을 지휘한 거장들의 공연을 무료로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전문적 음향과 촬영 편집으로 되살린 최상의 연주를 온라인 아카이브 '디지털 콘서트홀'을 통해서 즐길 수 있다.
이와 관련해 팬들은 "모두가 즐거워 할 소식! 30 일 동안 베를린 필 디지털 콘서트 홀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니"(iona****), "감사합니다 베를린 필. 이 녹음 속에서 살고 싶다"(milk****), "심장이 뛰는 공연과 완벽한 교향곡 연주를 무료로 보다니"(herb***)등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디지털뉴스국 서주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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