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핫이슈] 한선교·공병호 반란, 위성정당 통째 들고 나르샤
입력 2020-03-18 08:43 
[사진 = 연합뉴스]

새누리당은 4년전 20대 총선에서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이 '망나니 칼춤'을 추고 김무성 대표는 '옥새 들고 나르샤'로 불리는 황당 드라마를 펼쳤다. 이 공천 파동으로 새누리당은 자멸했다. 이번에는 미래한국당 한선교 대표와 공병호 공천관리위원장이 미래통합당 뒷통수를 휘갈겼다. '위성정당 통째로 들고 나르샤'라는 황당 드라마를 펼치고 있다. 말그대로 '나르샤 2탄'이다.
새누리당이 4년전 그랬던 것처럼 미래통합당이 21대 총선에서 공천 파동으로 자멸하려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4년전보다 상황은 더 심각하다.
우선 '나르샤 2탄'은 싸움판이 더 커졌다. 김무성 대표의 이른바 '옥새 파동'때 문제가 된 지역구는 6곳이었다. 마지막 6곳에 대한 공천 의결을 거부하려고 벌인 항의 드라마였다.
이에 비해 한선교 대표와 공병호 공관위원장이 벌이는 '미래한국당 통째 들고 나르샤'에는 최대 20석이 걸려 있다. 미래통합당은 비례대표를 몇석 늘려보려는 욕심에 미래한국당이라는 위성정당을 만들었다. 그 위성정당을 한선교·공병호 체제에 맡겼는데 이들이 위성정당을 통째로 들고 튀는 모양새다. 16일 미래한국당이 발표한 비례대표 후보 40명 명단을 보면 '당선권'으로 여겨지는 20번내에 미래통합당 영입 인재는 1명 뿐이다. 한선교·공병호 체제가 비례대표 20석을 자신들의 공깃돌처럼 갖고 논다. 총선후에는 아예 미래통합당과 따로 놀 수도 있다.

두번째로 '나르샤 2탄' 줄거리는 배신과 쿠데타다. 4년전 옥새 파동은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의 망나니 칼춤에서 비롯됐다. 김무성 대표가 공천학살에 맞서 비박계 동지들을 지키려고 벌인 드라마다. 양념으로 의리도 있었다.
이에 비해 한선교·공병호 공천파동은 고양이가 생선을 채간 격이다. 위성정당이 중앙통제를 벗어나 제멋대로 궤도를 이탈했다. 한마디로 배신이다. 공천 쿠데타로 불리기도 한다. 공천파동의 원인이나 전개방식이 4년전보다 더 저질이다.
세번째로 '나르샤 2탄'에서 신인 감독의 지도력 부족이 두드러진다. 일단 주인공 캐스팅이 잘못됐다. 황교안 대표는 지난해 2월 자유한국당 대표로 선출된 다음날 '1호 인사'로 한선교 의원을 당 사무총장에 임명했다. 여러차례 막말 파문을 일으킨 한 의원은 '걸레질' 등 새로운 막말문제를 일으키다가 약 3개월만에 사무총장에서 물러났다. 사실상 경질했던 그를 황 대표는 다시 미래한국당 대표로 지명했다. 인사가 만사(萬事)라는데 망사(亡事)가 되고 말았다. 국회의원을 한번도 해본적 없는 '초보 감독'이 4선의 '노회한 주인공'에게 이리저리 휘둘리는 격이다.
'나르샤 2탄'은 이렇듯 4년전에 비해 더 엉망이다. 공천 싸움판은 더 커졌고 내부 분열구도는 더 저질스러워 졌으며 감독의 지도력은 더 약해졌다. 미래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이 18일 부랴부랴 수습책에 나선다고 해도 이미 '막장 드라마'는 전파를 탔다. 한번 망가진 국민 신뢰를 되살리기는 어렵다. 보수 정당이 스스로 망가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야당 복'은 참 대단하다.
[최경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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