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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현정의 직구리뷰]공감 1도 없는 ‘사랑하고 있습니까’
입력 2020-03-18 07:45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 기자]
신상 멜로에 대한 기대감과 기다림이 무색한, 동감‧공감‧쾌감이라곤 전혀 느낄 수 없는 무(無)감 멜로다. 성훈의 팬들을 겨냥한 107분짜리 영상 화보집과도 같은, 불편한 판타지 로맨스 ‘사랑하고 있습니까(감독 김정권)다.
작품은 여주인공 소정(김소은)이 사랑의 해답을 알려주는 마법의 책을 마난 뒤 벌어지는 예측 불허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다. 치매를 앓고 있는 홀어머니를 모시며 하루하루를 버티며 살아가는 소정은 파티셰 알바생으로 일하고 있다. 자신이 개발한 디저트를 카페에 올리겠다는 목표로 고군분투 중인 가운데 카페의 주인 승재(성훈)에 대한 짝사랑은 나날이 깊어져만 간다.
하지만 소정의 행동을 사사건건 거슬려 하는 승재. 까칠하고 예민한 성품의 그는 시종일관 소정에게 차갑고 냉철하게 대하지만, 소정이 신기한 책을 만난 이후부터 두 사람의 관계에 변화가 생긴다.
‘마법의 책이라는 흥미로운 소재를 가져와 동화 같은 판타지 로맨스를 표방하지만, 알고 보면 캔디형 여주인공과 츤데레 남주인공의 진부함 그 이하의 로맨스다. 김소은이 연기하는 ‘소정은 모태 솔로는 설정 안에 갇혀 연신 선택장애 수준의 행동만 거듭하는 고구마 캐릭터에 그녀의 주변에 일어나는 일들은 다소 불편하다. 승재 역시 성훈의 조각 비주얼 외에는 소리만 버럭 버럭 지르는 츤데레의 1차원적인 해석이 매력을 떨어뜨린다. 억지 설정으로 완성된 두 오글 캐릭터의 러브라인에 몰입이 될리가 없다.

두 사람이 엇갈릴 수밖에 없는 장애물들은 하나 같이 공감이 되질 않고, 판타지성 소재의 활용 역시 뒤로 갈수록 엉성해져 수습이 안 된다. 무엇보다 두 남녀의 판타지 로맨스와 치매 걸린 모(母)의 애절한 에피소드가 제대로 맞물리질 못해 감동이나 여운도 느끼기가 힘들다. 제 기능을 전혀 하지 못하는 음악은 가장 실망스러운 대목이다.
꿈과 연애, 결혼을 포기한 요즘 청춘들의 현실과 사랑에 대한 고민, 삶의 아픔이 반영됐다”고 소개됐지만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다뤄진 게 없다. 성훈의 물오른 비주얼만이 강하게 남을 뿐, 남주의 화려한 패션쇼 대신 영화의 심장부에 보다 집중했다면 좋았을 거라는 아쉬움만 짙게 남는다. 코로나19 여파와는 상관없이 흥행 난관이 예상되는 난감한 로맨스다. 오는 25일 개봉. 12세이상관람가. 러닝타임 107분.

kiki2022@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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