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수배전단에 실린 `문희상`에 놀림 받았다" 토로한 문석균, 왜?
입력 2020-03-17 17:19 
문희상 국회의장 아들 문석균씨가 17일 의정부시청에서 무소속 출마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이다.[사진 출처 = 연합뉴스]

"수배전단에 실린 아버지 사진 때문에 놀림을 받던 저는 '새끼 빨갱이 아들' 문석균이기도 했다."
문희상 국회의장의 아들인 문석균 씨가 17일 오후 의정부시청에서 열린 '4·15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 의정부 갑 지역구 무소속 출마' 기자회견 때 언급한 발언이다. 문씨는 "저는 문 의장의 아들"이라며 "80년대 문 의장은 서슬 퍼런 군사정권에 맞서 싸웠고,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을 따른다는 이유로 (군사접경지인) 의정부에서 '새끼 빨갱이'라고 손가락질 받았다"고 어린시절 본인이 겪었던 추억을 꺼냈다.
문씨는 출마선언 때 이러한 추억을 우선적으로 부각시킨 후 본인이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이유를 차근차근 읊었다. 더불어민주당 당원인 문씨는 지난 1월 한차례 의정부갑 지역구 출마를 선언했으나, '지역구 세습 공천'이라는 논란이 불거져 출사표를 던지지 못했다. 다시 출사표를 던지는 문씨 입장에서 출마선언문 앞부분에 아버지 '문희상'의 이름을 부각시키는 것은 일부 여론에 부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줄 가능성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씨가 아버지 문 의장의 이름을 부각시키며 무소속 출마를 결정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 배경은 문씨의 출마선언문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문씨는 "엄혹했던 시절(군사정권), 이 땅 민주주의에 송두리째 인생을 바쳤던 정치인(문 의장)의 장남 문석균은 청년 가장이었다"며 "가업인 서점을 지켰던 청년사장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초중고를 의정부에서 다니며 의정부 시민과 더불어 살아가는 소시민이었다"고도 했다. 문씨는 의정부 내 경의초등학교·의정부중학교·의정부고등학교를 다녔다. 이어 본인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할 당시 민주당에 "의정부시와 걸맞은, 의정부 시민과 당원동지들에게 떳떳한 후보를 보내달라고 간곡히 요청했다"고 부연했다. 민주당 소속으로 의정부갑 지역구에 출마하는 후보가 '의정부와의 인연이 얕은 인물'인 점을 부각시킨 셈이다.
실제 문씨의 아버지인 문 의장은 이 지역구에서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부터 제20대 총선까지 8차례 출마해 6선(제14·16·17·18·19·20대)을 역임한 인물이다. 문 의장의 이러한 이력은 문씨가 언급한 "의정부에서 초중고를 다녔던 소시민"이란 발언과 궤를 같이 한다. 즉 문씨가 '의정부 유권자와 오랜기간 스킨십을 함께 한 인물'이 본인임을 부각시키기 위해 문 의장의 이름을 부각시킨 것이다. 이는 이 지역구에 청년 몫으로 전략공천된 소방관 출신인 오영환 후보도 인정했다. 오 후보는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의정부 유권자들은) 새로운 사람을 받아들이는데 진통이 따르는 것 같다"며 "(이 지역은) 문 의장께서 6선을 한 지역이고, 의장님과 함께 지역에서 민주당을 위해 노력한 분들이 참 많기 때문에 반발하는 심정도 일부 이해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문씨는 당의 전략공천에 대해 꼬집기도 했다. 문씨는 "민주당에 묻는다"며 "중앙당에서 내리꽂은 후보는 민주당을 위해, 현 정권 탄생을 위해 무엇을 했나, 민주당은 청년인재영입으로 홍보만 하고 그의 인생을 무책임하게 던져버린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본인은) 민주당 당원이자 민주당 청년위원회 부위원장으로서 2012년 대선에서 혼신의 힘을 다했다, 대한민국 최대 청년단체인 한국JC 중앙회장의 경험을 모두 쏟아부었고, 마침내 두 번째 도전인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됐다"며 "그리고 당 정책위원회 부의장과 대통령직속 균형발전위원을 맡아 현 정부의 성공을 위해 열심히 달려왔다"고 강조했다.
문씨는 이렇게 강조한 후 "불구덩이에 뛰어든다는 심정으로 오직 의정부, 의정부 시민만을 바라보며 선거에 임해 승리하겠다"며 "반드시 살아서 의정부 시민의 품으로 돌아오겠다"고 무소속으로 총선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디지털뉴스국 우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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