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코로나19에 `경제 비상체제` 선언한 문대통령, 가장 강조한 단어는?
입력 2020-03-17 13:29 
발언하는 문재인 대통령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기침체 상황에 대해 사실상 '경제 비상 체제'를 선언하고 범 국가적 총력전을 표명했다.
코로나19 추가 확산에 따른 경제 분야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이에 대한 본격적은 대응을 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지금의 상황은 금융 분야 위기에서 비롯된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양성이 더 심각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일상적인 사회활동은 물론 소비·생산 활동까지 마비돼 수요와 공급 모두 급격히 위축되고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이 동시에 타격을 받는 그야말로 복합 위기상황"이라고 진단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한국GDP 성장률은 4분기에 전분기 대비 -5.1%까지 추락하는 등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상황이였다.
그 당시보다 지금 상황이 더 심각하다는 것이 문 대통령의 판단이다.
문 대통령의 이란 판단은 이날 모두발언 곳곳에서도 감지 할 수 있다. 바로 '비상'이라는 단어를 14번이나 쓴 것이다.
국기에 경례하는 문 대통령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대통령이 직접 주재하는 비상경제회의를 통해 특단의 대책과 조치들을 신속히 결정하고 강력히 대처해 나가겠다"면서 "정부는 비상경제회의가 곧바로 가동될 수 있도록 빠르게 준비해 주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또한 "유례없는 비상 상황이므로 대책도 전례가 없어야 하고 필요하다면 어떤 제약도 뛰어넘어야 한다"면서 "이것저것 따질 계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피해업종과 분야별 긴급지원 대책을 비롯해 기존의 예산에 추가경정예산(추경)을 더한 정책 대응까지 총 32조원 규모의 종합대책이 조기에 집행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라고도 지시했다.
특히 이날 문 대통령의 지사사항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파격'을 강조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지금까지 나온 32조원 규모의 대책이 부족하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전하면서 "특단의 지원 대책이 파격적 수준에서 추가로 강구돼야 한다는 요구가 높다"고 했다.
국무회의에서 발언하는 문 대통령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이어 "내수 위축은 물론 세계 경제가 침체로 향하는 상황에서 우리 경제와 민생을 지키기 위해 불가피하다면 더한 대책도 망설이지 말아야 한다"면서 '틀'을 깰 것을 주문했다.
이런 맥락에서 볼때 그동안 지방자치단체에서 언급했지만 청와대나 정부가 신중한 태도를 보인 '재난기본소득' 등도 전향적으로 검토할 가능성이 높다.
김경수 경남지사는 지난 8일 오후 코로나19관련 브리핑을 갖고 "모든 국민에게 재난기본소득 100만원을 일시적으로 지원할 것"을 정부와 국회에 제안했다. 이재명 경기지사도 이에 동의 한 바 있다.
그러나 청와대와 정부는 그동안 재난기본소득의 필요성에 '취지는 이해하나 당장은 이를 검토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문 대통령은 그러나 전날 서울시청에서 열린 '코로나19 수도권 방역대책회의'에서 이재명 경기지사의 재난기본소득 도입 제안에 향후 토론 가능성을 열어뒀다.
다만, 전 국민에게 100만원씩의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할 경우 50조원 이상의 재원이 소요되는 재난기본소득을 전격적으로 추진하기보다는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대책을 우선 검토할 가능성이 높다.
코로나19 관련 브리핑하는 박원순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박원순 서울시장이 제시한 전국의 중위소득 이하 가구에 상품권 60만원어치씩을 주는 내용이 대표적인 예가 될 수 있다.
문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정책의 우선순위를 분명히 해야 한다"면서 "가장 힘든 사람에게 먼저 힘이 돼야 한다"고 말한 것도 이런 맥락으로 해석된다.
한편 문 대통령은 18일 청와대에서 경제주채 원탁회의를 주재한다. 이 자리에는 당정청은 물론, 기업과 노동계, 가계 등 모든 경제주체를 아우르는 참석자들이 모여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기탄없는 토론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뉴스국 이상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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