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파키스탄 확진자 속출…"이란 순례객 귀국 탓"
입력 2020-03-17 13:16  | 수정 2020-03-24 14:05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이란의 이웃 나라 파키스탄에서도 확진자가 폭증하고 있습니다.

이란에서 돌아온 순례객 중에서 확진자가 속출하면서입니다.

오늘(17일) 익스프레스트리뷴 등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파키스탄의 코로나19 확진자는 전날 130명 늘어 183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 14일만 하더라도 30여명에 불과했던 확진자 수가 불과 며칠 사이에 6배가량 불어난 셈입니다.


파키스탄 당국 관계자는 "새 확진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것은 이란에서 돌아온 많은 순례객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란은 이슬람 시아파의 맹주 역할을 하는 나라로 중동 지역 곳곳의 시아파 무슬림이 성지순례와 신학 공부를 하러 몰려듭니다. 특히 곰, 마슈하드 등 성지가 연중 성지순례객으로 붐빕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코로나19 확진자가 1만5천명에 달할 정도로 바이러스 확산이 심각합니다.

이에 파키스탄도 국경 폐쇄, 전 학교 휴교, 국제선 운항 제한 등 비상 대응 태세에 돌입한 상태입니다.

아프가니스탄, 이란, 인도 등으로 통하는 국경은 어제(16일)부터 15일간 폐쇄하기로 했고, 각 학교는 다음 달 5일까지 문을 닫습니다.

파키스탄을 비롯한 남아시아 국가 대부분은 의료 인프라가 열악해 바이러스가 한 번 퍼지기 시작하면 통제 불능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인도공공보건연구소의 전염병학자인 기리다라 바부는 로이터통신에 "남아시아의 경우 특히 빈민가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역시 이란과 국경이 접한 아프가니스탄에서도 이란에서 돌아온 자국민 중에서 확진자가 늘고 있습니다.

어제(16일) 하루 동안 5명 늘어 확진자는 21명이 됐습니다.

아프간에서는 지난 20일 동안 약 7만명이 이란에서 돌아온 것으로 추산됩니다. 아프간 경제는 수십년간 이어진 내전으로 황폐해진 탓에 많은 국민이 일자리를 구해 이란으로 이동한 상태입니다.


비자 효력 정지 조치 등을 통해 외국인 입국을 사실상 막고 국경도 상당 부분 폐쇄한 인도에서는 어제(16일)까지 114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상태입니다.

인도는 강력한 방역 대응 태세에도 불구하고 확진자 수가 계속 늘자 내일(18일)부터는 유럽연합(EU), 영국 등 유럽에서 출발하는 자국민의 입국까지 금지하기로 했습니다. 이들 나라에서는 최근 코로나19가 무서운 속도로 퍼지고 있습니다.

인도는 또 오늘(17일)부터 세계적인 문화유산 타지마할 입장도 당분간 금지하기로 했습니다.

프라라드 파텔 인도 관광부 장관은 이달 31일까지 타지마할을 포함한 모든 유적지와 박물관의 문을 닫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인도 정부는 코로나19로 침체된 경기를 부양하고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 1조루피(약 16조8천억원)를 투입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웃 섬나라 스리랑카 정부는 사람들의 이동을 억제하기 위해 17∼19일 사흘을 공휴일로 지정했습니다.

스리랑카는 한국, 이란, 이탈리아 등 코로나19 주요 발생국 12국에 대해서는 지난 14일부터 모든 종류의 비자 발급도 중단한 상태입니다.

스리랑카의 확진자 수는 전날보다 10명 증가해 17일 28명이 됐습니다.

다른 남아시아 국가인 몰디브, 방글라데시, 네팔의 확진자 수는 이날까지 각각 13명, 8명, 1명으로 집계됐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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