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단독] 이해찬, `위로오찬`에 금태섭·이철희·유승희·오제세만 쏙 빼 논란
입력 2020-03-16 19:12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주재하는 21대 총선 불출마 현역 의원 대상 '위로오찬'에 금태섭·이철희·유승희·오제세 민주당 의원 등은 초대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당지도부는 해당 오찬이 '비례연합정당 파견 권유'의 자리가 아니라고 선 그었었다. 그러나 참석의원 명단들을 보면 사실상 비례연합정당으로 당적을 옮길 여지가 있는 불출마자를 대상으로 초대를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16일부터 이 대표는 민주당 내 불출마·경선탈락·컷오프 의원들을 대상으로 3일간 '릴레이 위로 오찬'을 이어갈 계획이다. 그러나 매일경제 취재 결과 해당 오찬에 금태섭·이철희·유승희·오제세 의원 등은 초대받지 못했다.
강창일·백재현·이종걸·표창원 의원 등 불출마 의원 다수가 초대받은 것과는 대조된다. 이 대표 주재 오찬이 사실상 '비례연합정당 파견 권유'의 자리인 것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공교롭게도 초대받지 못한 의원 4인이 당지도부와 색채가 맞지 않는 의원들이기 때문이다. 당 지도부의 이적 권유에 '호락호락' 응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는 얘기다. 금 의원은 최근 서울 강서갑 경선에서 강선우 전 민주당 상근부대변인에게 패배했다. 금 의원 지역구가 애초에 단수 신청 지역이 아니었음에도 당지도부가 추가 공모를 진행한 것을 두고 '표적 경선' 논란이 이어진 끝에 최종 낙마한 것이다. 금 의원은 그동안 당지도부 결정에 반하는 소신을 주장하며 '친문' 성향의 권리당원들에게 미운털이 박혔다.

이 의원은 일찌감치 4·15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불출마 선언 이후 '조국 국면'에서 당지도부의 실책, '86 운동권 그룹 교체' 등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최운열·심기준 비례대표 의원 등이 여전히 당내에서 주요 당직을 맡아 활동하면서, 이 대표 주재 릴레이 오찬 자리에 초청 받은 것과는 결이 다르다. 사실상 '제도권 정치'에서 손을 뗀 이 의원은 당적을 옮길 여지가 없다는 판단 하에 초대하지 않았을 공산이 크다.
오 의원의 경우 지역구가 전략공천 지역으로 정해지며 공천에서 '컷오프'된 바 있다. 당지도부와 진통 끝에 금명 간 무소속 출마를 결단할 예정이다. 또 서울 성북갑 경선에서 탈락한 유승희 의원은 당지도부를 대상으로 경선 부정 의혹을 수차례 제기하고 있다.
최근 민주당은 비례대표 연합정당 참여를 확정하며, 비례연합정당에 대한 현역의원 파견 문제를 고민하고 있다. 민주당은 정당투표 용지 상단에 비례연합정당의 이름을 올리기 위해서는 총선 불출마 의원들 중심으로 한 현역의원 파견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이 대표의 연쇄 오찬이 이른바 '의원 꿔주기' 논의를 본격화하는 자리로 해석되는 이유다. 특히 불출마 의원 등을 '선별'해 초대한 지점이 심증을 더한다.
다만 이날 이 대표 오찬에 배석한 윤호중 사무총장은 기자들과 만나 "(비례연합정당 파견 관련) 그런 얘기는 안했다"며 "출마를 하지 않는 분들을 위로하는 자리"라고 선을 그었다. 강창일 의원도 오찬 뒤 "일체 그런 얘기가 나온 적이 없다"며 "난 (비례연합정당 파견을) 고민해본 적이 없고 생각해 본 적도 없다"고 했다.
[윤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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