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코로나19 폭락증시에서 주식 공매도 '불공정 게임' 재연
입력 2020-03-16 08:35  | 수정 2020-03-23 09:05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증시 폭락장이 연출될 때도 공매도 시장에서는 '불공정한 게임'이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외국인 투자자가 공매도를 활용해 막대한 이익을 거두는 동안 개인 투자자는 접근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 그대로 반복된 것입니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이 예상되는 종목의 주식을 빌려서 팔고 실제로 주가가 내려가면 싼값에 다시 사들여 빌린 주식을 갚아 차익을 남기는 투자 기법입니다.

오늘(16일) KRX공매도종합포털에 따르면 올해 들어 금융위원회가 공매도 6개월 금지 조치를 발표한 이달 13일까지 주식시장(코스피+코스닥) 공매도 거래대금은 32조7천83억 원이었고 이 중 외국인 투자자 거래대금이 18조183억 원으로 55.1%를 차지했습니다.


기관 투자자 공매도 거래대금은 14조3천1억 원으로 43.7%를 차지했고 개인 투자자는 3천892억 원으로 1.2%에 그쳤습니다.

시장별로는 개인 투자자 공매도 거래대금이 유가증권시장 1천980억 원, 코스닥시장 1천912억 원으로 각각 전체의 0.8%, 2.5% 수준입니다.

반면 공매도 거래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외국인 투자자는 그 비중이 유가증권시장은 49.2%였고 코스닥시장은 73.9%에 달했습니다.

올해도 공매도 시장은 외국인 투자자의 독무대나 마찬가지였습니다. 개인 투자자는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달리기경기를 하는 셈이었습니다.

올해 들어 코로나19 사태로 폭락장이 잇따라 연출되면서 공매도 세력은 막대한 이익을 얻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공매도는 주가가 하락할수록 이익을 얻는 구조입니다.

이달 13일 코스피는 1,771.44로 마감해 올해 들어 19.4% 하락했고 코스닥지수는 524.00으로 21.8% 떨어졌습니다.

이처럼 공매도를 활용해 이익을 얻을 기회도 있지만 사실상 개인 투자자에게는 '그림의 떡'입니다.

공매도 시장에서 개인 투자자는 외국인이나 기관 투자자보다 공매도 접근성이 매우 낮기 때문입니다.

개인 투자자는 외국인이나 개인 투자자보다 신용도나 상환능력이 떨어져 공매도 투자가 쉽지 않습니다. 공매도를 말 그대로 우선 주식을 빌려서 판 뒤 나중에 주가가 하락하면 매수해 갚는 것인데 주식을 빌리기가 어려운 것입니다.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는 한국예탁결제원 주식 대차 시스템을 통해 언제든지 다른 기관이 보유한 주식을 빌려 공매도 투자를 할 수 있지만, 개인 투자자는 한국증권금융에서 복잡한 과정을 거쳐 주식을 빌려야 합니다.

또 개인 투자자가 주식을 빌린다 해도 외국인이나 기관 투자자보다 정보력이 떨어져 과감하게 공매도 투자를 하긴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이 때문에 공매도 운동장의 기울기가 바로잡히지 않는 한 지금과 같은 현상은 반복될 수밖에 없습니다.

금융위원회는 2018년 4월 발생한 삼성증권의 소위 '유령 주식' 사건을 계기로 공매도 폐지 목소리가 커지자 개인 투자자의 공매도 접근성을 높이는 방향을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별다른 변화는 없는 상태입니다.

지난해 주식 시장 공매도 거래대금 103조5천억 원 중 개인 투자자 거래대금은 1조1천억 원으로 1.1% 수준이고 외국인 투자자는 약 65조 원으로 62.8%, 기관 투자자는 37조3천억 원으로 36.1%였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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