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코로나19 확진자·사망자 세계 2위 이탈리아, 치사율 높은 이유는?
입력 2020-03-16 08:34 
발코니서 코로나19 응원 박수치는 이탈리아인들 [사진 = 연합뉴스]

중국 다음으로 코로나19 피해가 큰 이탈리아에서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
15일(현지시간) 기준으로 이탈리아의 누적 확진자 수는 2만4747명, 누적 사망자는 1809명이다. 누적 확진·사망자 모두 세계에서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특히 누적 사망자 수는 코로나19 진원지인 중국(3199명)의 절반을 넘어설 정도로 상승세가 가파르다.
지난달 21일 북부 롬바르디아주에서 첫 지역 감염 사례가 확인된 이래 하루 평균 78명이 숨진 셈이다.
최근들어선 하루 200명 안팎이 숨지는 최악의 상황을 겪고 있다. 특히 15일엔 신규 사망자 규모가 처음으로 300명을 훌쩍 넘겨 368명에 이르렀다.
누적 확진자 수 대비 누적 사망자 비율을 나타내는 치명률도 7% 안팎을 오르내린다. 한국(0.9%)의 7배, 세계보건기구(WHO) 평균(3.4%)과 중국(3.9%)의 2배 수준이다.
`코로나19 이동제한` 이탈리아 주민들 노래로서로 응원 [사진 = 연합뉴스]
이탈리아 응급의료시설 병상에 누워있는 코로나19 환자들 [사진 = 연합뉴스]
그렇다면 이탈리아의 치명율이 이렇게 높은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고령자 인구 비중이 높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이탈리아는 일본에 이어 두번째로 고령인구가 많다.
지난해 기준 이탈리아의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중은 23%로 일본(28.4%)에 이어 2위다.
실제 이탈리아의 코로나19 감염 사망자는 70대 이상 고령층에 집중됐다.
80대(80∼89세)가 45%로 가장 비중이 높고 70대(70∼79세)가 32%로 두 번째다. 90세 이상 사망자도 전체 14% 차지한다.

70세 이상 사망자가 전체 91%에 달한다.
특히 이들 고령층은 암이나 당뇨, 심혈관 질환, 고혈압, 만성 호흡기 질환 등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가 많아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사망률이 특히 높다는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일각에서는 이탈리아의 치명률을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것과 관련, 흡연 인구와 연결 짓는 시각도 있다. 이탈리아의 흡연 인구 비중은 21%로 세계적으로 높은 축에 속한다.
코로나19는 기본적으로 폐렴을 유발하는 호흡기 질병이다. 흡연은 폐 기능을 손상하는 것은 물론 호흡기 질환을 악화하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흡연으로 치명률이 높아질 개연성이 있다는 것이다.
한편 이탈리아는 위험 지역 사람과 접촉한 경험이 있고 확실한 증세를 보이는 환자를 대상으로 바이러스 검사를 하고 있다.
증상이 없거나 가벼운 감기 증상을 보이는 환자는 배제된다.
마스크 개당 2만원에 구입하는 로마 시민들 [사진 = 연합뉴스]
코로나19 저지 위해 폐쇄된 로마 트레비 분수 [사진 = 연합뉴스]
이탈리아의 14일 기준 누적 검사자 수는 10만9170명으로 한국(26만50명)의 42%에 불과하다. 하루 평균 4700명 수준이다.
물론 이제 막 바이러스가 전파하기 시작한 다른 나라들에 비해선 압도적인 검사 규모지만 이탈리아의 제한된 검사 정책으로 감염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단언하기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이탈리아가 한국처럼 전방위적인 검사를 할 경우 누적 확진자 수가 크게 불어 치명률이 자연스럽게 WHO가 추산한 세계 평균(3.4%)에 근접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디지털뉴스국 이상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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