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이 두려운 글로벌 증시…한국 첫 서킷브레이커 연타

유럽과 미국 증시가 10% 안팎 급락한 가운데 열린 오늘(13일) 아시아 주요국 증시도 일제히 하락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공포심에 사로잡힌 투매가 거듭되면서 세계 증시가 폭락 장세의 악순환을 이어가는 셈입니다.

이날 일본 증시는 닛케이225 지수가 17,431.05로 전날 종가보다 1,128.58포인트(6.08%) 내렸습니다.

장중 한때는 10% 넘게 떨어져 30년 만에 장중 최대 낙폭을 기록했습니다.

토픽스 지수도 4.98% 하락 마감했습니다.

한국 증시도 코스피 지수가 3.43% 하락했고 코스닥 지수는 7.01% 내렸습니다.

장중에는 코스피의 낙폭이 8%를 넘어서며 1,690선이 무너지고 코스닥은 13% 이상 추락해 500선이 붕괴했으나 그나마 오후에 낙폭을 일부 회복했습니다.

개장 초에는 주가 급락으로 일시 주식 거래를 중지시키는 서킷브레이커가 사상 처음으로 코스피 시장과 코스닥 시장에서 같은 날 연이어 발동됐습니다.

중국 증시는 상하이종합지수와 선전종합지수가 각각 1.23%와 1.08% 내렸습니다.

대만 자취안 지수는 2.82% 하락 마감했습니다.

오후 4시 3분 현재 홍콩 항셍지수는 2.85%의 낙폭을 보이고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를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선언한 가운데 미국과 유럽 등 각국 정부의 대응책이 투자자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투매를 불러온 것으로 보입니다.

심지어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금값도 약세를 나타냈습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4월물 가격은 온스당 1,587.30달러로 전날 대비 0.19% 하락했습니다.

반면 주요국 통화대비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전날보다 0.15% 올라 다소 강세를 나타냈습니다.

시장 불안에 일단 현금을 확보하려는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현지시간 12일 미국 뉴욕증시는 '검은 월요일'의 충격이 가시지도 않은 채 사흘 만에 다시 '검은 목요일'을 겪었습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2,352.60포인트(9.99%) 하락한 21,200.62에 거래를 마치며 지난 1987년 블랙 먼데이(-22.6%)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습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9.51%)와 나스닥 지수(-9.43%)도 9%대의 낙폭을 보였습니다.

같은 날 유럽증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내놓은 '유럽발 입국 금지' 조치의 충격이 더해져 더 큰 낙폭을 기록했습니다.

영국 런던증시의 FTSE100 지수는 10.87% 내려 1987년 이후 하루 최대의 낙폭을 보였고 독일 DAX 지수(-12.24%)와 프랑스 CAC40 지수(-12.28%)도 10% 넘게 하락했습니다.

투자 자문기업인 메들리글로벌어드바이저스(MGA)의 벤 에먼스는 "안정성을 만들 닻이 없는 상황이어서 불확실성이 지속하면서 시장이 급락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어두운 전망을 말했습니다.

한편 증시가 폭락세를 거듭하자 시장 일각에서는 당분간 휴장을 하자는 극단적인 주장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블룸버그 통신의 코너 센 칼럼니스트는 이날 캐나다 방송인 BNN 블룸버그 인터넷판에 올린 글에서 "미국은 2001년 9·11 테러 직후처럼 일주일이나 그 이상 일시적으로 뉴욕증시를 폐장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