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80대 할머니부터 초등학생까지…코로나 극복 위한 따뜻한 기부 동참
입력 2020-03-13 17:17 
13일 오전 서울적십자병원에 한 80대 여성이 찾아와 100만원짜리 수표 3장이 든 흰 봉투를 전달했다. [출처 = 대한적십자사]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80대 할머니부터 초등학생, 다문화가정, 북한이탈주민 등 각계각층에서 따뜻한 기부가 이어지고 있다.
13일 대한적십자사는 익명을 요청한 80대 여성이 서울적십자병원에 300만원을 기부했다고 밝혔다. 기부자는 자신을 병원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이라 소개하고 100만원짜리 수표 3장이 들어 있는 하얀 봉투를 건네주고 떠났다. 그는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내가 가진 것들을 비워가며 조용히 어려운 이웃들을 도우려고 한다"며 "몸과 마음의 아픔으로 고통 받는 환자들과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는 서울적십자병원을 위해 사용해 달라"고 말했다.
이병찬 서울적십자병원장은 "코로나로 온 나라가 어려운 시기에 따뜻한 이웃사랑을 실천하신 익명 기부천사께 감사드린다"며 "기부자의 숭고한 뜻을 받들어 형편이 어려운 환자를 치료하는 등 꼭 필요한 곳에 소중히 쓰겠다"고 밝혔다.
대구에서 자영업을 하는 60대 남성도 적십자에 익명으로 100만원을 기부했다. 그는 "코로나19로 손님의 발길이 뚝 끊어져 하루 3~4테이블 손님을 받을때도 있지만 돈은 나중에 또 벌면 된다. 적십자 대책본부에 전달되어 따뜻한 라면이라도 드시라"는 내용의 편지도 함께 전달했다.
춘천시 소양초등학교 6학년 이현중 학생이 동생, 누나와 함께 모은 용돈 20만 원을 대한적십자사에 기부하며 보내온 편지. [출처 = 대한적십자사]
지난 10일 베트남 출신 결혼이주여성 167명은 적십자에 약 355만원을 전달했다. 이들은 편지를 통해 "처음 한국에 왔을 때 한국 친구들이 도와줘 지금 한국에 잘 적응해 살고 있다"며 "지금 코로나19로 한국의 많은 사람들이 어려워하고 있는 상황에서 의료진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북한이탈주민들도 코로나 성금에 동참했다. 지난 9일 북한이탈주민들의 남북관계 학술연구 모임 '프쉬케 아카데미아' 소속 회원들은 적십자 본사를 방문해 161만원을 전달했다. 대표회원은 "그동안 받기만 했는데 작은 정성이지만 한국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방대학교 안보과정 학생 213명도 코로나 성금 500만원을 모아 기부했다. 학생회 임원은 "뉴스를 통해 대구시민들의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고 큰 감동을 받고 있다"며 "코로나 19 극복을 위해 노력하는 대구시와 시민들을 응원하며 극복에 힘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국방대 안보과정은 정부부처 및 공공기관 공직자들로 구성돼 있다.
초등학생들도 용돈을 모아 기부에 나섰다. 대구시 개성초등학교 5학년 황선겸, 3학년 황나율 남매는 1년동안 모은 용돈을 마스크 구매에 써달라며 기부했다. 춘천시 소양초등학교 6학년 이현중 학생도 동생, 누나와 함께 모은 용돈 20만 원을 기부했다.

이밖에도 코로나 극복을 위한 시민들의 기부가 이어지고 있다. 적십자는 ARS를 통해 19만명이 전화기부에 참여해 약 10억원의 성금이 모였고 적십자 홈페이지와 네이버 해피빈을 통해서도 약 3억8000만원이 모였다고 밝혔다.
한편 적십자는 12일 기준 국민성금과 물품 등 약 330억원을 모금했다. 피해가 큰 대구·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취약계층 대상 마스크·손세정제 등을 보급하고 의료진과 의료기관을 위한 의료용품 및 물품지원, 자가격리자 구호세트 제작, 위기가정 긴급지원 등 활동을 펼치고 있다.
[김금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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