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롤러코스터 증시` 코스피 하루 7% 급등락 후 1770선 마감
입력 2020-03-13 15:47 
[이미지 출처 = iStockphoto]

코로나19의 글로벌 팬데믹 공포와 이에 대응하려 한 미국과 유럽의 헛발질에 코스피가 13일 패닉 장세를 보이며 사이트카와 서킷브레이커가 연달아 발동된 결과 하루동안에만 지수가 7%의 변동폭을 보였다.
코스닥 역시 개장 후 한 시간만에 서킷브레이커와 사이드카가 모두 발동되며 9% 가량의 급등락세가 연출됐다.
13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62.89포인트(3.43%) 내린 1771.44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6.09% 하락한 1722.68로 시작한 뒤 지수가 급전직하하며 오전 9시 6분 프로그램 매매의 매도호가의 효력을 5분간 무효화하는 사이트카가, 10시 43분 모든 거래를 20분동안 정지시키는 서킷브레이커가 각각 발동됐다. 이 과정에서 지수는 1700선이 붕괴돼 1680.60까지 빠지기도 했다.

전일보다 39.49포인트(7.01%) 빠진 524.00으로 마감된 코스닥도 오전 9시 4분 모든 매매거래를 20분동안 정지시키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데 이어 9시 38분 사이드카까지 발동됐다. 그러나 오전 10시 16분께 코스닥의 낙폭은 전일 대비 8%를 넘어선 뒤 하락세가 가속화되기 시작해 10시 45분께 500선을 내줬다.
하루 동안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각각 서킷브레이커와 사이드카가 모두 발동된 건 사상 처음이다.
그러나 오후 들어 연기금을 중심으로 한 기관이 매수량을 늘리며 두 지수가 급반등했다. 이날 오전 문재인 대통령이 홍남기 경제부총리와 이주열 한은 총재를 청와대로 불러 '경제·금융 상황 특별 점검 회의'를 열었고, 한국은행이 임시 금융통화위원회 개최를 논의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점도 낙폭 축소에 힘을 보탰다.
문 대통령은 이날 경제·금융 상황 특별 점검 회의에서 "경제 정책을 하는 분들은 과거의 비상상황에 준해서 대책을 생각하는 경우가 있으나 지금은 메르스, 사스와는 비교가 안 되는 비상 경제시국"이라며 "과거 사례와 비교는 할 수 있으나 그때와는 양상이 다르고 특별하니 전례 없는 일을 해야 할 상황이다. 정부는 과거에 하지 않았던 대책을, 전례없는 대책을 최선을 다해 만들어내야 할 것"고 말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에 시장 안팎에서는 향후 정부가 시장 기대를 뛰어 넘는 강도의 금융지원책을 내놓을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실제 이날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은성수 금융위원장,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긴급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 제도에 이은 추가 대책을 신속하게 준비하겠다는 데 뜻을 모았다.
이날 한국 증시의 패닉은 지난 1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영국과 아일랜드를 제외한 유럽 사람의 미국 입국을 30일동안 금지시키면서도 적극적인 경기 대응책은 제시하지 않은 연설을 한 충격이 이틀째 이어진 가운데, 유럽중앙은행(ECB)까지 금리를 동결한 데서 비롯됐다. 이 영향으로 간밤에 뉴욕증시 역시 패닉장세를 보이며 다우지수가 9.99% 폭락했고, 유럽의 주요국 지수도 10% 넘게 내렸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간밤 미국·유럽 증시의) 공포 심리 이면에는 우호적 내용도 있었다"며 "비록 금리를 동결했으나 ECB는 자산매입 규모를 확대하는 등 추가적 유동성을 공급한다고 발표했으며 미 연준 또한 장중에 레포를 운용해 이틀간 1조5000억달러 규모의 유동성을 공급한다고 발표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각국 중앙은행들의 유동성 공급은 언제든 (증시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코스피에서 주요 업종은 모두 하락했다. 종이·목재, 운송장비, 기계, 운수창고, 의료정밀 등의 낙폭이 컸다.
투자 주체 별로는 개인과 기관이 각각 4435억원어치와 6658억원어치의 주식을 샀고, 외국인은 1조2396억원어치의 주식을 팔았다. 특히 기관 중에서는 연기금 등이 5730억원어치를 매수하며 지수를 방어했다. 프로그램 매매는 4709억원 매도 우위였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서는 엔씨소프트만 보합세로 장을 마쳤고, 나머지는 모두 내렸다. 현대차가 8% 이상 빠졌고, SK텔레콤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낙폭도 컸다.
이날 코스피에서는 30개 종목이 올랐고 867개 종목이 내렸다.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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