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문 대통령, 홍남기에 "앞으로도 잘해달라"…거취 논란 당정 잡음 진화
입력 2020-03-13 15:19  | 수정 2020-03-20 16:05
문재인 대통령이 거취 논란이 제기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힘을 실어줌으로써 경제 수장에 대한 신임을 확인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경제가 비상한 시국에 빠진 상황에서 경제 분야 컨트롤타워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됩니다.

문 대통령은 13일 청와대에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등을 불러 '경제·금융상황 특별점검회의'를 주재해 세계 증시 동반 폭락 속에서 국내 경제 상황을 점검하고 대책을 논의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홍 부총리에게 "지금까지도 잘해 왔으니 앞으로도 잘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전날 코로나19 사태로 침체된 경제 활력을 제고하기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 규모를 두고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홍 부총리가 파열음을 낸 것과 관련해 홍 부총리에게 힘을 실어준 것입니다.

앞서 민주당 지도부는 지난 11일 비공개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11조 7천억원의 규모의 추경안이 코로나19에 대응하기에 부족하다고 보고 불만을 나타냈습니다.


이 대표는 추경안을 짜온 홍 부총리를 두고 "이렇게 소극적으로 나오면 나라도 물러나라고 할 수 있다"고 강하게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고, 홍 부총리도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감당할 수 있는 수준에서 해나갈 것"이라면서도 "이 위기를 버티고 이겨내 다시 일어서게 하려고 사투 중인데 갑자기 거취 논란이…"라는 글을 올려 우회적으로 불편한 심정을 비췄습니다.

문 대통령으로서는 추경을 두고 이처럼 당정이 엇박자를 내는 상황을 방치하기가 어려웠을 것으로 보입니다.

위기 상황에서 당정청이 한 몸처럼 움직여도 시원찮을 판에 엉뚱하게 홍 부총리의 거취 논란이 불거진다면 혼란만 가중될 뿐 효과적인 대응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문 대통령이 회의에서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스(SARS·중증호흡기증후군)와는 비교가 안 되는 비상 경제시국"이라고 한 것도 거취 논란으로 왈가왈부할 것이 아니라 위기를 타개하는 데 필요한 경각심을 촉구한 것으로도 풀이됩니다.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코로나19국난극복위 회의에서 "지금은 경제사령탑을 신뢰하면서 경제전선 '워룸'(전쟁상황실)이 본격 가동돼야 한다"고 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입니다.

이처럼 회의에서 문 대통령의 신임을 확인한 홍 부총리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한 만큼 추경 규모와 홍 부총리의 거취를 둘러싼 불협화음은 일단락되는 모양새입니다.

[MBN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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