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합당, '민경욱 후폭풍'…무소속 출마·재심 요구 줄이어
입력 2020-03-13 14:23  | 수정 2020-03-20 15:05

미래통합당에서 '민경욱 후폭풍'으로 무소속 출마와 재심 요구 등 반발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인천 연수을 공천에서 배제(컷오프)됐던 민경욱 의원에 대한 공천관리위원회 결정이 번복되고, 애초 단수추천을 받았던 민현주 전 의원과의 경선으로 재의결된 데 따른 것입니다.

공천장을 손에 쥐기 직전 날릴 위기에 놓인 민 전 의원이 먼저 강력하게 반발했습니다.

민 전 의원은 오늘(13일)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에서 "공천 번복의 결과, 미래통합당은 미래도 없고 통합도 없는 '도로 친박당'이 됐다"고 비판했습니다. 민경욱 의원이 박근혜 정부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친박(친박근혜)계였다는 점에서입니다.


민 전 의원은 민 의원을 향해 "임기 중 막말과 지역 주민에게 침 뱉기를 비롯한 난폭한 언행으로 수차례 논란이 된 인물"이라며 "단지 여당과 싸운다는 명분으로 수많은 막말로 중도층의 당심 이탈을 부추겨온 인물"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민 전 의원은 특히 황교안 대표를 향해 "자기 측근 한 사람을 살리기 위해 당을 도로 친박당으로 만들어 국민으로부터 외면받고 수도권 선거를 망쳤을 뿐 아니라, 보수정권 재창출의 기회를 망쳐버린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전날 황 대표를 비롯한 최고위원회의는 민 의원의 지역구를 포함한 6곳의 재의를 공관위에 요구했고, 이 가운데 2곳이 받아들여졌습니다. 당 안팎에선 공관위가 황 대표의 측근인 민 의원을 살려낸 결과로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컷오프 비율이 높은 영남권 의원들은 민 의원의 '컷오프 번복'에 즉각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김석기(경북 경주)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최고위에 재의를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재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지역구에서 무소속 출마를 강행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울지방경찰청장 출신인 그는 서울 용산에 출마하고 싶을 정도로 억울한 심경이라고 주위 인사들이 전했습니다. 공관위 면접에서 자신을 향해 '용산 참사'의 책임론이 집중적으로 거론된 만큼, 컷오프 사유로 추정되는 용산의 민심에 직접 묻고 싶다는 의미로도 해석됩니다.

정태옥(대구 북구갑) 의원도 무소속 출마 결심을 굳혔다고 연합뉴스에 밝혔습니다. 정 의원은 "재의 요구가 수용되지 않은 만큼, 다음 주 중 무소속 출마 선언을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공관위를 향해 "무조건 자르는데 자르면 제대로 꽂아 넣어야지, 형편없는 사람을 꽂으면 어떡하나"라고 되물었습니다.

대구·경북에선 불출마 선언 의원의 친척을 후임으로 공천하거나, 다른 지역에 공천을 신청했다가 탈락한 인사들을 데려와 경선을 붙였다는 등의 불만이 팽배합니다.

전날 재의 요구가 수용됐으나, 자신의 컷오프 방침은 번복되지 않은 곽대훈(대구 달서갑) 의원 역시 전날 페이스북에 "김형오의 이두아 꼼수 사천(私薦)에 내일(13일) 중대 결심을 통해 입장을 밝히도록 하겠다"고 적었습니다.

경남 거제에서 컷오프된 김한표 의원은 통화에서 "하루 이틀 더 생각을 정리하고 입장을 정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이런 학살 공천이 혁신 공천인가"라고 되물었습니다.

공관위가 전날 김미균 시지온 대표의 서울 강남병 전략공천을 발표한 데 대해 이 지역에서 컷오프된 이은재 의원도 재의를 요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의원은 "강남갑은 탈북자(태영호 전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 강남을은 영도다리(최홍 전 맥쿼리투자자산운용 대표), 그리고 강남병까지 강남을 대변해줄 사람이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김미균 대표는 과거 '친문(친문재인) 활동' 전력이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신보라 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우리 당이 문 대통령의 조국 장관 임명에 분노하며, 공정과 정의를 외치며 '조국 사퇴'를 부르짖던 지난해 9월, 어떤 청년(김 대표)은 문 대통령이 보낸 추석 선물을 받고 감사하다는 페북 글을 올렸다"며 "역량이 검증된 인재들은 추풍낙엽이더니, 이제는 정치적 신념도 검증 안 된 청년 후보가 강남벨트에 공천된다. 놀랍고 황망하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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