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날개 없는 추락` 美증시 또 서킷브레이커 발동…코로나공포 속 S&P500, 7%급락
입력 2020-03-12 23:20  | 수정 2020-03-13 02:11
1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시에서 S&P500지수가 개장 직후 7%넘게 폭락하자 1단계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돼 거래가 15분간 중단됐다. [사진 = CNBC영상 캡처]

1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시에서 S&P500지수가 개장 직후 7%넘게 폭락하자 1단계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돼 거래가 15분간 중단됐다. 지난 9일에 이어 한 주에만 두 번째다.
이날 뉴욕 증시 개장 직전 유럽 중앙은행(ECB)이 중국발 코로나바이러스19 판데믹(전세계 대유행병) 상황에 대응하는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발표했지만 글로벌 시장 불안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는 개장 직후 3대 증시(대형주 중심의 S&P500,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기술주 중심의 나스닥)가 나란히 7%넘게 급락했고, ECB발표 이후 유럽 증시는 장 초반 6%선 하락세에서 낙폭이 더 커져 범유럽 유로스톡스50지수와 독일·프랑스·스페인 등 증시가 장중 일제히 10%이상 폭락했다.
서킷브레이커는 3단계로 이뤄져 있다. 1단계는 S&P 500지수가 7%이상 하락하는 경우 발동돼 15분간 거래가 중지된다. 2단계는 미국 동부시간 오후 3시25분 이전에 해당 지수가 13%이상 급락하는 경우 발동돼 거래가 15분간 중단된다. 3단계는 해당 지수가 20%이상 폭락하는 경우 거래일의 나머지 시간 동안 거래가 중단된다.
서킷 브레이커는 정규장에서 증시 급락에 따른 혼란을 막기 위해 거래를 일시 중단시키는 제도다. 지난 1987년 10월19일 미국 다우존스 지수가 22% 급락한 '블랙 먼데이'를 겪으면서 이후 런던·도쿄·홍콩 등 주요 증시가 차례로 무너진 아픈 경험을 토대로 도입됐다.

앞서 12일 미국 선물시장에서는 다우존스산업평균 지수 선물이 5%넘게 급락한 결과 거래가 일시 중단됐다. 이날 다우 지수 선물은 개장 직후 1100 포인트 이상 떨어지며 심상치 않은 하락세를 그으며 출발한 바 있다. 선물시장 거래 규칙에 따라 오버나이트 선물 가격이 5%넘게 하락하면 거래가 일시 중단된다. 앞서 8일에 대형주 중심으로 구성된 S&P 500 지수 선물이 아시아 전자거래에서 하한가를 치면서 한때 거래가 일시 정지된 적이 있다.
전문가들은 이날 미국·유럽증시 폭락 사태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국민 긴급 발표가 코로나19 사태를 진정시키는 데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았고 ECB결정 역시 기대에 못미친다는 시장 실망감이 작용한 결과라고 풀이했다. 웰스파고 투자의 스콧 렌 글로벌시장 수석전략가는 "11년간의 미국 장기 호황 동안 특히 최근 호경기를 이끌어온 것은 소비자들이었다"면서 "코로나 때문에 소비자들은 집에 들어 앉아 돈을 쓰지 않으려 하고 있으며 대통령 등의 발표가 소비 심리 회복을 끌어내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ECB는 이날, "저금리로 유럽은행들에게 대출을 해주는 장기대출프로그램(LTRO)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또 연말까지 순자산매입 규모를 1200억 유로 더 늘리기로 했다. 다만 시장기대와 달리 기준 금리는 동결했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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